[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7일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큰 제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스가 총리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가 총리는 이날 제단에 비치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인 '마사카키'를 바쳤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관방장관으로 있었던 기간에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고 공물도 보내지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총리 취임 후 처음 맞는 야스쿠니신사 가을 큰 제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은 직접 참배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덜면서 사실상의 참배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 참배할 경우 총리 취임 초기부터 한국·중국과 외교 마찰을 빚을 수 있는데, 공물 봉납으로 이를 피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물 봉납으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일본 내 우익 세력에는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아베 전 총리의 경우 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년 12월 26일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뒤 재임 중에는 한국과 중국을 의식해 봄·가을 큰 제사와 8·15 패전일에 공물 봉납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