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급락 '빅히트' 개미들 절망…증권사 과대평가 행태도 한몫

상장 3일차, 고점 대비 -46%…일부 목표주가 '38만원' 여전

입력 : 2020-10-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상장 후 대박을 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빅히트(352820)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암담한 상황에 처했다. 급등을 기대하고 주식을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은 손절하기도 계속 보유하고 있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상장 전에 불거졌던 고평가 논란이 상장 후에도 현실화하면서 목표주가를 터무니없게 높게 잡은 증권사들의 과대평가 행태도 지적을 받고 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빅히트는 19일 전일 대비 5.74% 하락한 18만9000원에 마감했다. 최고가 기준 수익은 -46%다. 첫날 주가는 반짝 35만1000원까지 올랐으나 이내 가파르게 내려 시초가를 밑도는 25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튿날엔 다시 20만500원(-22.29%)까지 떨어졌다. 
 
기대 이하의 성적에 대해선 증권사들의 과대 평가가 한 몫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가인 38만원을 제시했다. 그는 빅히트 상장 전에만 총 세 편의 리포트를 냈는데, 그 중 두 번째 리포트를 통해 "목표 기업가치를 약 14조원(목표주가 38만원)으로 제시한다"며 "팬페이지인 위버스와 서사를 녹여 만든 음악으로 실적 성장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천차만별 증권사 목표주가도 투자자 판단을 어렵게 했다. 메리츠증권은 하나금투자 제시한 목표가의 절반도 안되는 16만원을 제시했다. 
 
증권사별 목표주가가 극과 극으로 갈린 데는 빅히트가 팬들과 소통하고 굿즈, 콘텐츠 등을 판매하는 수익창구 '위버스' 플랫폼에 대한 평가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가치를 14조원까지 바라본 첫번째 이유로 '버스 플랫폼과 결합될 시너지'를 꼽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빅히트는 상장 전부터 리스크에 노출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군입대를 감안할 때 완전체 수명이 2년밖에 되지 않아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방탄소년단 외 다른 포트폴리오가 부재해 전형적인 엔터테인먼트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일각에선 기업가치 대비 저렴한 공모가라고 평가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고평가 논란도 있었다. 산정 과정에서 비교 그룹에 대표 엔터주인 에스엠을 빼고 공룡 포털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는 편입해 유리하게 가격을 책정했다는 눈초리를 받았다. 
 
게다가 기관들이 청약을 받을 때 '일정 기간동안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43.9%에 그쳤다. 카카오게임즈(58.6%)와 SK바이오팜(81.2%)에 비해 낮다. 실제로 기관은 대량 차익을 실현하고 나갔고, 주가 하락의 트리거가 됐다.
 
주가 부진에 대해 이기훈 연구원은 19일 재차 리포트를 내고 "아무리 고민해도 하반기 매출액 컨센이 너무 낮다"며 "빅히트의 실적이 너무 과소 추정돼 비싸 보이기 때문에 주가가 부진한 것"이라고 했다. 기업가치를 토대로 산정한 적정 주가는 38만원이 맞다며 의견을 유지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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