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편지로 폭로한 내용에 대해 여당은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반복해서 요구했다. 반면 야당은 "사기꾼의 편지"라면서 폭로된 내용의 신빙성을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김봉현 전 회장의 옥중 편지와 관련해 의도와 팩트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며 "김 전 회장의 경우 재판받는 당사자로 여러 사건에 연루돼 의도는 본인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팩트는 팩트대로 맞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옥중 편지와 관련해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을 앞으로 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장 문제가 되는 검사에 대한 술 접대는 대가성이 없으면 뇌물 등 아무런 죄도 안 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김영란법 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언론에서 문제 삼지 않는, 이종필 전 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변호사가 사전에 알려줘 완벽하게 대비했다는 부분을 확실히 수사해야 한다"며 "변호사가 어떻게 압수수색을 할지를 알았느냐는 검찰과의 사전 내통 없이는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사실 야당 정치인, 우리은행 로비에 대해 옥중 편지가 나오기까지 어떤 누구도 이런 일 있었다는 사실 몰랐고, 오로지 옥중 편지로 검찰에서 이런 진술을 했다고 알게 됐다"며 "그것을 서울남부지검에서 직접 그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확인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편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검찰 개혁이 추진되는데도 검찰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대부분 검사는 현장에서 굉장히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일부 정치 검찰이 저항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해당 문건에 의하면 청와대와 여당만 표적·기획 수사하면서 '강기정 수석 정도는 잡아야 된다'는 얘기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검찰과 수사관들은 향응을 받았는데도 제 식구 감싸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야당 정치인에 대해서는 묵살하면서 선택적 수사를 하고, 결론을 만들어 놓고 짜깁기 수사를 하거나 언론에 흘려서 부풀리기를 해서 다시 수사한다"며 "전형적인 과거의 고질적인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의 전범, 교과서를 보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김봉현 전 회장의 옥중 편지 내용의 신빙성을 다투는 이야기가 많다"며 "어떤 투서에 시기와 액수, 전달 방법, 동기 등이 있다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범죄 혐의사실에 대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사실이 확정돼야 판단을 하기 때문에 제기된 의혹들은 수사를 통해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다만 수사 과정에서 대부분 변호인이 참여했고, 특히 김 전 회장 수사 부분과 관련해서는 초반부터 변호인 참석해 조서가 이뤄져 검찰 입장에서는 투명성 있게 진행됐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김 전 의원 총 66회 검찰에 출석했다고 하는데, 전부 다 피의자로 출석한 것이 아닌 참고인 조사나 임의로 부른 조사에서는 변호사가 입회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부분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 질의와 반대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아무리 법무부가 정권의 방탄부라 하더라도 사기꾼의 편지 하나를 가지고 버선발로 서울남부지검에 뛰어가 감찰한다니"라며 "대검찰청에 총질하고, 야당을 공격하고, 검찰의 도덕성마저도 짓밟아버렸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해당 편지가 공개된 후 진행된 법무부의 감찰에 대해 "지난 주말에 추미애 주연의 블랙코미디 한 편을 본 것 같다"며 "음습한 공작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음모극 한 편을 본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사기꾼 편지 한 장에 윤석열 총장을 찍어내고, 공수처 발족의 명분을 찾는 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치적인 부담이 큰 청와대 정무수석을 수사하면서 야당 정치인을 수사하지 않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나"라면서 "뜬금없이 지금 와서 진술하는 것을 어떻게 믿나"라고 응수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짜여진 시나리오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편지 소인을 보니 지난 9월 말에 구치소에서 나왔다"며" "강기정 수석의 5000만원 수수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안 하던 서울남부지검이 야당 정치인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고, 연이어 법무부에서는 감찰 지시를 내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에서 이 편지가 공개된 후 의혹만 제기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특검을 주장해 달라. 특검을 공식 제안한다"며 "특검 주장에 대해 침묵한 것은 민주당이다. 구린 것이 없고 떳떳하다면 당장 특검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