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방사청이 7조원 규모 차기구축함(KDDX)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중공업을 선정한 것을 두고
대우조선해양(042660)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양사간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기구축함 개발 사업 관련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지역사회에서는 KDDX의 기본 설계 사업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KDDX 사업자 선정은 방사청의 대규모 발주 사업이다. KDDX는 6000톤급으로 해군 기동부대의 주전력인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보다 작아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방사청은 총 7조원을 투입해 6척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양만춘함. 사진/대우조선해양
논란의 시작은 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에서 0.056점 차이로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다. 대우조선은 즉각 이의신청를 낸데 이어 방사청을 상대로 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확인 가처분신청까지 제기했다. 현대중공업이 공기업(한국전력) 뇌물공여로 부정당 제재 처분을 받았는데 감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자료를 불법으로 취득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불거졌다. 군은 현대중공업의 서버에서 군사기밀 총 26건을 확인했다. 이중 KDDX 관련 비밀 2건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현대중공업 관계자와 현직 방사청 간부 20여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사청은 KDDX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방사청 국정감사에서 왕정홍 방사청장은 "규정에 의해서 (우선협상대상) 후순위자로 통보된 사람(대우조선해양)이 이의를 신청하면 검증위원회에서 평가가 제대로 됐는지 평가한다"며 "최대한 외부인을 (검증위원회에) 많이 넣고 해서 해봐도 결과를 뒤집을 상황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 판단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에 나올 전망"이라며 "사법부 판결에 따라,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며 일부 가능성은 열어뒀다.
현대중공업은 일년의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법원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법원 결과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법원이 대우조선해양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 방사청이 항소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기각하면 비판여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장은 오는 23일 예정돼 있는 금융위·금감원 종합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KDDX 사업 재검토를 촉구할 예정이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을 KDDX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면서 "회사의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방사청의 특혜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