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배한님 기자] 23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미납 문제 등에 대한 질의에 집중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측은 국내 법규에 성실히 따르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에게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의 방송통신위원회 중재 절차 과정 중에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마지막 단계인 사법 절차를 밟고 있다"며 "망 이용료를 낼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냐"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1월부터 방통위 망 이용료 협상 중재를 진행했다. 그러나 중재 중 넷플릭스는 올 4월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해 두 회사는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이원욱 국회 과방위원장이 23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가 주장하는 망 이용료를 요구하는 국가·사업자가 없다고 밝혔다. 연 팀장은 "(방통위 중재는) 수개월 동안 서로 성실히 입장을 교환했다"며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궁극적으로 법리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에서 국내 ISP가 요구하는 망 이용료를 내는 곳은 없다"고 여러번 언급했다.
국내 ISP는 넷플릭스 서비스 급증에 따른 막대한 트래픽 비용을 넷플릭스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자체 개발한 '오픈커넥트(OCA)' 프로그램으로 통신사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OCA는 ISP 네트워크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회원이 자주 시청하는 콘텐츠를 미리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 트래픽을 낮추는 효과를 얻는다는 설명이다. 연 팀장은 이날 OCA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코리아패싱' 의도는 없다. 국내든 해외든 이용자와 파트너사를 위해 최선의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OCA 운영 비용 역시 모두 넷플릭스가 부담 중이라 밝혔다.
조세 회피 의혹과 관련해선 법에 따라 성실히 납부 중이라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역외 탈세 혐의로 세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고, 같은당 박성중 의원도 "수입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한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세금을 거의 안 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한국법인이 미국 본사에 경영자문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한 혐의로 지난 8월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연 팀장은 이러한 지적에 "넷플릭스는 국내법, 국제 조약에 따라 성실히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납부 중"이라며 "진행 중인 세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