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존재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에 관해 처음으로 입을 연다. 고양이를 버리러 아버지와 바닷가에 간 회상을 시작으로 청년기 중일전쟁 참전, 중장년기 교직 생활, 노년기 투병 등 지아키 개인의 역사를 되짚는 논픽션이다. 아버지의 삶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론적 근간을 성찰하고 작가로서의 문학적 근간을 직시한다. ‘아무튼’이 몇 번이고 등장하는 문장들엔 무수한 망설임과 조심스러움이 묻어난다.
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가오 옌 그림|김난주 옮김|비채 펴냄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이 창작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각자 현업에서 30년 넘게 일하며 보고 듣고 경험했던 ‘현장 창작’의 모든 것을 공유한다. 창작의 본질이 결국 ‘문제 해결’이라는 이들은 예산 파악, 클라이언트의 성향 등 실무적인 것에서부터 각양각색의 의사 결정 문제를 함께 짚어간다. 30억이 날아간다는 생각으로 아이디어를 짜내는 광고계 분투 현장과 ‘잘된 디자인’으로 도시 미관에 기여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소개된다.
일하는 사람의 생각
박웅현, 오영식 지음|김신 정리|세미콜론 펴냄
‘연재노동자’라는 타이틀이 붙기 전부터 수년간 저자는 글쓰기 교사로 일해왔다. 처음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전단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여기저기 글방을 연 경험으로 확장된다. 망원동에서는 성인 여성이나 청소년을 위한 글방을 열고 학생들을 가르쳤고, 최근엔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파주 자택에서 ‘헤엄글방’을 열고 비대면 수업을 진행 중이다. 글쓰기 교사로 가르치며 배운 것들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간다.
부지런한 사랑
이슬아 지음|문학동네 펴냄
부제는 ‘포스트 코로나 특별판’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패러다임 대전환 속에서 인류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 추적한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전 분야 대변혁에 대한 세계 66개국 4500명의 전문가와 학자, 기업인의 긴급 진단과 전망이 담겼다. ‘세계경제포럼’ 자료를 인용해 세계화, 도시화, 기후변화와 일치하는 더 빈번한 전염병 패턴이 올 것을 예측한다. 인류 문명의 지각 변동 속에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가상현실 등 기술의 한 발 이른 도래를 전망한다.
세계미래보고서 2021
박영숙, 제롬 글렌 지음|비즈니스북스 펴냄
심플한 제품들로 ‘생활 미학’을 파는 무인양품은 단순한 잡화점이라기보단 철학을 나누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브랜드에 가깝다. 최근엔 ‘사람과 사회에 어떻게 도움 될지’ 고민하며 건축과 도시 재생, 커뮤니티 기획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40년 경영 철학의 탄생 원점부터 향후 비전과 지속 가능성까지 브랜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설명한다. 가나이 마사아키 회장이 직접 구성하고 후카사와 나오토 디자이너가 한국어판 디자인 감수에 참여했다.
MUJI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양품계획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한길사 창립 44주년 기념기획으로 한국 현대 역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16명의 생각과 삶을 담았다. 함석헌, 김대중, 신영복, 이이화, 윤이상, 강원용, 안병무…. “해석을 앞세우지 않고 현인들의 육성을 충실히 받아 적는 기록자이자 전달자가 되고자 했다”고 김언호는 말한다. 어둠의 시대와 마주해 뜨겁게 맞섰던 인물들을 돌아보며 우리가 걸어가야 할 지혜의 길을 제시한다. 한 시대의 역사를 만든 사람들, 인물로 읽는 현대 한국의 정신사다. 30일 출간.
그해 봄날
김언호 지음|한길사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