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와 온라인 쇼핑 비중 확대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이 체질 개선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홈플러스·롯데마트는 비효율 점포의 영업을 종료하고 온라인 사업 강화로 방향을 틀었고, 이마트는 특성화 매장을 신규 출점하고 기존점 리뉴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롯데마트는 12개 점포의 문을 닫았고, 홈플러스는 3개 점포 매각을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 주도 아래 롯데마트는 올 하반기 주요 오프라인 유통매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가 속한 롯데쇼핑의 2분기 매출액은 4조459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2%, 98.5%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2020 운영 전략'을 발표하며, 자사가 보유한 백화점, 마트, 롭스 등 700여개 점포의 30%에 해당하는 점포 200여개를 폐점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올해 안산점, 대전 탄방점, 대전 둔산점, 대구점 등 올해에만 4번째 매장 매각이 확정됐다. 대구점은 1997년 문을 연 홈플러스 '1호점'으로 상징성이 큰 곳이었지만, 경영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7조30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영업이익은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 각각 감소했다. 홈플러스 측은 '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은 없다'라고 강조했지만, 노조는 매각 철회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대신 온라인 사업 강화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마트는 점포를 '스마트 스토어(Smart store)’와 ‘세미 다크 스토어(Semi dark store)’로 구분해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장 내부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즉시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스마트 스토어'는 2021년까지 12개로 늘릴 예정이다. 매장 후방에 제품을 포장하는 자동화 설비를 갖춘 '세미 다크 스토어'는 올해 14개, 내년까지 29개 점포를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온라인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공식 입점해 상품을 판매한다. 네이버 이용 고객은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홈플러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올라인’(All-Line, on-line과 off-line을 더한 합성어) 전략에 입각해 2021년까지 기존 모든 점포를 '온라인 물류센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창고형 할인 매장과 대형마트를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도 확대한다.
이마트는 경쟁사와 달리 오프라인 점포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5월 월계점을 리뉴얼 오픈한 데 이어 지난 7월 '소단량 그로서리MD' 중심으로 운영되는 신촌점과 9월에는 안성 스타필드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까지 오픈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창사 이래 영업이익이 처음 분기 적자로 전환했지만, 유동화를 통한 자금확보와 부실 사업 정리로 자금을 확보해 신규 점포 출점과 점포 자산 리뉴얼에 사용했다. 그 결과 이마트 3분기 영업이익은 1461억원, 트레이더스와 SSG닷컴의 매출은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의 이례적인 호실적을 거둔 데는 발 빠른 인적 쇄신과 포트폴리오 재편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이마트 새 대표로 부임한 강희석 대표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익성이 부진한 삐에로쑈핑, 부츠 등 전문점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이마트는 30%의 점포에 대한 리뉴얼을 진행했다. 또, 신선·가공식품 사업을 강화하며 이마트 그로서리 부문 혁신을 이뤘다. 최근 SSG닷컴 대표도 겸직하게 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너지 효과 향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