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선박 2척 계약 확정…일감 확보 청신호

올해 첫 RG발급…5척 수주 임박

입력 : 2020-11-02 오후 3:00:31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TX조선해양이 올해 처음으로 수주한 선박 2척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받으며 계약을 확정지었다. 최근 다수의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데다 발주 문의도 잇따라 수주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지난 10월30일 산업은행으로부터 6600DWT(재화중량톤수)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에 대한 RG를 발급받아 건조계약을 확정했다. RG는 조선소가 파산 등의 이유로 선주가 주문한 선박을 제때 인도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금융기관이 서는 보증을 말한다. RG를 발급받지 못하면 건조계약은 취소된다. 
 
이 선박은 국내 해운사인 우림해운이 지난 8월 STX조선에 발주한 물량이다. STX조선은 지난해 말 이후 수주실적이 전무했으나 우림해운의 발주로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일감을 따냈다. 특히 이 계약에는 옵션 물량 1척도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수주한 선박들은 올해부터 시행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환경규제를 만족시켜 건조된다. 또 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선형이며 에너지절감장비(ESD), LED 조명시스템, 주파수 제어 환풍 시스템 등 환경친화적인 기술들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편의성 증대뿐 아니라 연비절감 및 해양 오염 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2021년 상반기까지 일감 확보
 
STX조선은 현재 총 7척의 수주잔량을 확보했다. 당초 남은 일감으로는 내년 1분기 이후 조선소 운영이 어려웠다. 특히 그간 STX조선은 RG 발급이 안돼 수주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최근 선박 2척에 대한 RG를 발급받으며 오는 2022년 상반기까지 생산물량을 확보했다. STX조선은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기술개발, 비영업 자산매각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펼치며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STX조선은 지난 9월 이미 선박 설계 작업을 시작하며 RG발급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현재 조선소는 총 5척에 대한 건조의향서를 체결한 상태다. 통상 선주는 발주 전 단계로 조선소와 건조의향서를 체결한 후 큰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대부분 최종 계약까지 진행한다. 
 
STX조선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모양새"라며 "주력 선종인 PC선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선, LNG벙커링선 등에 대한 발주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에서 건조한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사진/STX조선해양
 
7년만에 새주인 찾기 돌입
 
STX조선이 신조 수주에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면서 매각 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조만간 STX조선 매각 공고를 내고 공개 매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채권단이 보유한 STX조선 지분 100%다. 6월 말 기준 산은 35.26%, 수은 19.66%, 농협은행 16.53%, 우리은행 7.99% 등이며 매각 금액은 4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매각은 KHI인베스트먼트-연합자산관리(유암코) 컨소시엄이 우선 매수권자로 나서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스토킹 호스는 예비인수자와 수의계약을 한 후 공개입찰로 최종 경쟁을 붙여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인수자를 찾는 방식이다. 다른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예비 인수자가 우선협상자격을 갖게 된다. 
 
한편 STX조선은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어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17년 7월 1년 만에 조기졸업했지만 수주 부진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에는 산은과 고강도 자구계획을 전제로 경영정상화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STX조선은 7년 만에 새주인을 찾게 된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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