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개혁 실패 커밍아웃'을 선언하며 자신을 비판한 검사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은 계속 이어갔다.
추 장관은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커밍아웃 검사'들을 퇴출하라는 청원과 관련해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들의 비판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29일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가 검찰 내부망에 쓴 비판 글에 "커밍아웃해주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저격'한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검사 '저격' 당일 평검사들은 집단 반발했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이날 "저도 커밍아웃하겠다"며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 지지댓글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 때까지만 해도 추 장관은 강경일변도였다. 31일 그는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입니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글을 인용했다. 김씨는 이 검사가 수사 중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관과 평검사'의 설전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으로 옮겨 붙었다. 지난달 30일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40만명이 동의했다. 그러는 사이 최 검사가 올린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는 검사 300여명이 지지댓글을 달았다.
추 장관이 이날 "검사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소통을 하고 있는지, 향후 검사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화살을 윤 총장에게 돌렸다. 그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무부가 추 장관의 입장을 언론에 배포한 시간은 이날 오후 3시였다. 윤 총장이 법무연수원 진천 본원에서 신임 부장검사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의'를 시작하기 1시간여 전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미리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윤 총장은 지난 10월22일 대검찰청 국감에서 "법리적으로 볼때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는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퇴임 후 정치행보에 대해서도 딱 잘라 부정하지 않았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