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취재단=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4일 북측을 향해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과 판문점 내 남북 자유왕래를 제안했다. 이날은 이 장관의 취임 100일째이자,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10월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이 재개된 날이기도 하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 기념사에서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여지기를 소망한다"며 "지금은 응답하지 않는 남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의 통신이 복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상시 소통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기본이 될 것"이라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복원되고 재가동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또 "2018년 문재인 대통령께서 남북의 경계를 한 걸음 넘으셨고 9·19 군사합의를 통해 자유왕래에 합의한 바 있다"며 "함께 비무장화를 이뤄낸 만큼 판문점 공간 안에서라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오갈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판문점공동취재단
아울러 이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라도 추진되어야 한다"며 이산가족 상봉도 거듭 촉구했다. 그는 "판문점은 남북 간 벽이 아니라 통로이고 다시 이어져야 할 길"이라며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 여러분, 이 길을 따라 더 큰 왕래로 가자. 남과 북이 새로운 평화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이날 개소식에 이어 시범 견학도 진행했다. 지난달 20일 재개한 판문점 견학 온라인 신청은 500명 이상 신청자가 몰려 하루 만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판문점 견학 재개 의미에 대해 "남북합의의 정신이 깃든 판문점은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 '작은 평화'의 시작이자 '큰 평화'를 열망하는 희망의 근거"라며 "이제 그 현장을 다시 국민들께 돌려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장관은 한반도 정세 논의를 위한 방미를 검토 중이다. 이 장관은 4선 의원 출신으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할 경우 미국 민주당 인사들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등 대북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공동취재단=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