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제주포럼서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 호소

"코로나19·기후변화 대응에 국제협력 필수"

입력 : 2020-11-06 오전 11:09:01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남과 북은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 자연재해를 함께 겪으며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며 "연대와 포용의 정신이 담긴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가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향한 길을 열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평화포럼 개회식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다자적 평화체제야말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반드시 필요한 정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을 남북한을 포함해 역내 국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됐고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지며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며 "한국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견국가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의 완전한 극복에 있어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확산 초기 세계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알지 못했고 한국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올해 초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였고 그때 한국 국민들이 선택한 것은 '연대와 협력'의 길이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어 이웃의 안전을 지키고 방역물품을 나누며 감염병에 취약한 이웃을 먼저 보호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을 바탕으로 방역과 일상의 공존을 위해 노력해온 결과 한국은 가장 성공적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한 국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게 됐다"며 "한국은 '이웃'의 범위를 '국경' 너머까지 넓혀 'K-방역'의 경험과 임상 데이터들을 세계와 적극적으로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은 코로나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 세계와 더욱 강하게 연대하고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며 "개발도상국들의 코로나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내년 보건의료 개발협력(ODA) 예산도 크게 늘렸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에 코로나 백신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선구매 공약 메커니즘'에 한국은 1000만달러를 공여하고 국제백신연구소를 비롯한 국제 백신 협력에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라며 "백신이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 공평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선구매 공약 메커니즘(COVAX Advance Market Commitment)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의해 출범, 공여국들의 재정공약을 바탕으로 백신 제조사들과 선구매 계약 체결 후 개발 성공 시 해당 백신을 개도국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백신 개발 가속화와 가격 인하, 개도국 공급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제주평화포럼 개회식 영상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중계화면 갈무리
 
기후변화 위기 대응 협력 의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파리협정 이행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해왔고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 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로 생산성을 높이고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해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그린 산단'을 확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린 뉴딜에 2030년까지 총 7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P4G 정상회의'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기후환경 문제에 연대해 실질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자 한다"면서 "P4G 정상회의가 '더 낫고 더 푸른 재건'을 위한 국제 결속을 다지고 행동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는민관 협력사업 지원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 발전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지난 2017년 9월 출범했다. 한국을 포함해 덴마크, 네덜란드, 베트남,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케냐,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 12개 회원국이 참여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해 국제회의의 개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제주포럼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며 "이번 포럼이 보건위기와 경제위기,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제주포럼의 주제는 '다자협력의 새로운 구상 : 팬데믹과 인본안보'로, 개회식에는 문 대통령 외에도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사무총장,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축사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제12회 제주포럼에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낸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제주포럼 참석이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