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하락세

상반기 7개 카드사 평균 수용률 57%…일부는 4%대도

입력 : 2020-11-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기준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인하됐지만 카드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오히려 전년보다 하락했다. 특히 롯데카드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한 자릿수로 추락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올 상반기 7개 전업 카드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사진/뉴시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1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사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현황'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상반기 평균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건수 기준)57%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73%) 대비 16%포인트 내려갔다. 올 상반기에는 52161건의 인하요구 가운데 21424건만 수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가운데 롯데카드의 수용률이 가장 낮았다. 상반기 롯데카드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4%로 전년(88%) 대비 크게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올 상반기 21250건 중 851건의 인하요구만 받아들였다다만 롯데카드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지난해 대비 157배 증가한 2만건을 넘어 수용률이 하락하는데 일정 영향을 미쳤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신청건수가 크게 늘어 수용률 지표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신한·현대카드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도 50%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56%, 지난해 동기(89%) 대비 33%포인트 내려갔다. 신한카드는 총 4802건 요구건수 가운데 2679건을 인정해줬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94%에서 올 상반기 59%로 수용률이 감소했다. 롯데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현대카드는 이번 상반기 금리인하를 요구한 4908건 중 2877건만 수용했다.
 
우리카드는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71.4%로 전년 동기(78.5%) 대비 7.1%포인트 내림세를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올해 6429건 중 4593건에 대해서 인하요구에 응했다.
 
반면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지난해보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지표가 개선됐다. 삼성카드의 올 상반기 금리인하요구 건수는 59%로 지난해(57%) 대비 2%포인트 올랐다. 삼성카드는 이번 해 2172건 중 1290건의 인하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카드는 지난해보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두 배 넘게 상향됐다.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70%를 기록해, 지난해(36%)보다 34%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카드는 올 상반기 7789건의 인하요구 중 5462건을 받아들였다. 
 
이같이 카드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과도한 대출 수익을 추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면서 사상 최저인 0.5% 수준으로까지 내렸다. 더욱이 기준금리가 인하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도 감소한 만큼 카드사의 수익률은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 상반기 카드사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에 따른 '평균 금리인하율'은 1.83%으로, 지난해 동기(1.79%)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기준금리 인하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되고 비대면 방식으로 인하요구가 가능해진 것도 수용률이 하락하는데 일정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금리인하요구권을 법적으로 보장했으며, 9월부터는 비대면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신청 채널이 확대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되고 비대면 신청 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용률이 하락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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