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법원이 '지난 13일 검언유착 의혹' 핵심 인물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 대한 검찰의 증거수집이 위법하다고 결론냈지만, 이후 공판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검찰이 지금 까지 공판 내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등에서 추출한 의미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데다가 대법원 결정으로 향후 관련 증거를 낼 수도 없어 위법성 다툼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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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압수수색을 두고 검찰과 채널A 기자들이 대치하던 지난 4월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 스튜디오의 불이 꺼져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6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기자의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최근 대법원이 검찰의 이 전 기자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 압수수색이 위법이었다는 결론을 낸 직후 열려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물론 이 전 기자 측 모두 이와 관련한 내용을 다투지 않았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저희들 모르게 휴대폰과 노트북을 포렌식해서 위법은 맞지만 제대로 나온 결과가 없었던 것 같다"며 "법정에 제출된 의미 있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위법성까지 감수하면서 검찰이 무리하게 확보했지만 실혹이 없었다는 얘기다.
중요 증거가 없는데도 압수수색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검찰이 가져간 휴대폰에서 무엇이 나올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뭔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해서 이의제기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블러핑(허풍)이었다"고 꼬집었다.
검찰은 재판 도중 추가 증거를 제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법원이 위법수집으로 판단한 휴대폰과 노트북에서 중요 증거를 뒤늦게 찾는다 해도 제출할 길은 막혔다고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부인 손모 씨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손씨는 이날 법정에서 이 전 기자가 남편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검찰의 신라젠 확대 수사로 가족이 겪게 될 고통이 걱정됐다고 진술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3월 같은 회사 후배 백모 기자와 공모해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를 상대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강요하고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검찰이 앞으로 피해자 본인과 가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추가 수사를 진행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편지 등으로 이 전 대표를 협박했다고 본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