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삼성중공업(010140)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조원에 이르는 수주 계약을 따냈다. 이번 수주로 국내 조선업계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삼성중공업은 23일 공시를 통해 유럽지역 선주와 총 25억달러(한화 약 2조8072억원) 규모의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삼성중공업이 체결한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5년 12월까지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 84억달러 중 38억달러로 확보했다. 목표 달성률은 기존 15%에서 45%로 30%나 뛰게 된다. 수주잔량도 211억달러로 상승하면서 지난 6월말 199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5개월만에 다시 2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선주 측의 요청으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러시아가 추진하는 북극자원 개발 사업인 '아틱(ARCTIC)-LNG(액화천연가스)2' 프로젝트와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틱 LNG-2는 러시아 시베리아 기단(Gydan) 반도에 있는 가스전 이름으로, 러시아가 2025년까지 연간 1980만톤의 LNG를 생산하기 위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러시아 에너지사 노바텍은 앞서 LNG 수송에 필요한 쇄빙LNG선 15척을 자국 국영 조선소인 즈베즈다에서 건조하기로 확정한 바 있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아틱 LNG-2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LNG선의 기술파트너로 선정돼 즈베즈다조선과 설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간 국내 업계는 즈베즈다조선의 쇄빙LNG선 기술력이 부족한 만큼 삼성중공업이 즈베즈다조선에 설계 및 생산 등을 지원하며 추가 수주나 조선 기자재 공급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쇄빙LNG선은 특화된 기술력이 없으면 선박 건조가 불가능하다"며 "러시아는 기술력이 부족한데,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외부(삼성중공업)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은 카타르, 모잠비크 등 LNG프로젝트에서 추가 수주도 노리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모잠비크, 카타르 등 대규모 LNG 프로젝트에서의 수주가 유력하다"며 "최근 발주가 재개된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 등에서도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체결된 선박 건조의향서(LOI)와 추가 옵션 안건들을 올해 내에 최대한 실제 계약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