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TX조선해양의 매각 절차가 속도를 내면서 수주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조선소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수주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STX조선해양 매각주관사인 한영회계법인은 KHI인베스트먼트-유암코(연합자산관리)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양측은 내달 안으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자산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 고강도 자구책을 펼쳤다. '주인 없는 조선소'로 7년을 지내면서 수주 부진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사무직이 2600명에서 470명으로 줄었고 생산직도 1100명에서 470명으로 크게 줄었다. 2018년부터는 생산직이 두개 조로 나눠 6개월씩 돌아가며 순환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이런 가운데 새주인을 맞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선주들로부터 수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STX조선은 최근 선박 3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통상 선주는 조선사와 건조의향서를 체결하고 이변이 없는 한 최종 계약까지 이어진다.
STX조선은 지난 8월부터 4개월 동안 선박 10척에 대한 LOI를 맺으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해양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액화석유가스선(LPG선), 액화천연가스(LNG)벙커링선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STX조선은 현재 맺은 LOI 외에도 추가로 10여척 이상에 대한 발주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연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발주를 미뤄오다 연말이 되자 슬슬 발주를 시작하는 것이다. 조선소는 조만간 복수의 선주들과 LOI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간 애를 먹었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도 제때 나오면서 발주 불확실성이 줄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8월 국내 해운사 우림해운으로부터 수주한 6000DWT(재화중량톤수)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 2척에 대한 RG를 최근 발급받아 계약을 확정지었다. RG는 조선소가 파산 등의 이유로 선주가 주문한 선박을 제때 인도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금융기관이 서는 보증을 말한다. 이 계약에는 옵션 물량 1척도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STX조선 관계자는 "투자자가 확정된다면 발주 시장에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미 다수의 선주와 10여척 이상의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건조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