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사내 성폭행 사건을 방치했다는 노동조합의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피해자를 부당 인사했다고 주장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이 회장이 직접 나서 이번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30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이 사내에서 벌어진 상사의 직속 부하직원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며 "회사 내 성폭력과 따돌림, 괴롭힘 관련 전수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 정규직으로 입사한 A씨는 2017년 소속 부서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뒤 다른 부서로 발령받아 사실상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가 30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내 성폭력, 따돌림, 괴롭힘 관련 전수 실태조사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해자는 징계 조치 없이 사직 처리됐고 계속된 문제 제기에도 사측이 이를 무시하자 A씨는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A씨는 "조직 내 성희롱 실태를 조사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소송 취하 입장을 밝혔으나 사측 대리인은 법원 조정실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자로서 책임이 있다"며 "대한항공과 같은 거대 기업이 피해자 개인 직원과 계속 소송을 해 다투는 게 윤리적 처사인지 조 회장이 살펴봐 달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대한항공은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데 대해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조와 대화에 나서 달라"며 "지금이라도 조 회장은 사업주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