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사모펀드(PEF)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대책을 제안한 가운데 한진그룹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100가지도 넘는 대안을 만들 수 있다는 강성부 대표는 솔직히 답해야 한다"며 "KCGI가 지금까지 제시한 대안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이 KDB산업은행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방식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호 지분이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KCGI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KCGI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반대하며 내놓은 대안은 △사채 발행 △주주배정 유상증자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대한항공에 직접 유상증자 등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사채 발행의 경우 2~3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빠른 자금 조달이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해 적정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진그룹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인수 방식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지주사인 한진칼이 아닌 합병 당사자인 대한항공이 직접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지분 유지 조건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주사는 계열사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로, 이 때문에 조 회장과 KCGI도 이 회사 지분을 사들이며 경쟁을 해왔다.
산은이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취득하면 된다는 KCGI의 주장도 실현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산은에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주는 것은 이번 인수의 목적이 '항공업 재편'인 만큼 견제·감시권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강성부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공업을 재편하기 위한 대안을 100가지도 넘게 만들 수 있다'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는 불가피성이 없다'고 주장했다"며 "더 이상 말로만 대안이 있다고 주장하지 말고, 만들 수 있다던 100가지도 넘는 대안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칼 본사 사옥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라는 강 대표의 주장도 비판했다. 한진그룹은 "임직원들의 일터가 되는 자산을 아무렇지도 않게 팔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일자리를 가볍게 보고 사익만을 추구하는 투기 세력임을 방증"이라며 "한진그룹은 10만여명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번 통합 과정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