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엠지(MZ) 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국내 유통 업계가 이들의 소비 패턴과 트렌드를 겨냥해 내놓은 상품이 톡톡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1980년~2000년 초중반에 태어난 10~30대인 이들은 소비에서 자신의 만족을 중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업계는 주요 소비층인 MZ 세대에 맞춰 SNS를 적극 활용하고 고객이 즐기면서 소비할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 제품 등을 출시하고 있다. CU와 곰표가 협업한 곰표 맥주는 현재 누적 판매량 150만개를 돌파하며 수요가 급증해 편의점주와 대한제분 직원들도 구경하기 힘든 제품이 됐다. 현재 제조사인 세븐브로이는 생산 라인의 90%를 곰표 맥주 생산에 주력하고 있으며,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곰표 맥주 히트 이후 사내 아이디어로 기획돼 출시된 말표 흑맥주 역시 출시 3일 만에 25만개 판매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이 유동골뱅이와 협업한 유동골뱅이 맥주도 SNS에서 화제가 되며 현재 수제맥주 카테고리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11월까지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2.4% 증가했다.
MZ세대 소통 강화를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GS25는 편의점 꿀조합 레시피부터 쇼미더 머니를 통해 소개된 힙합 가수들의 소탈한 이야기, '삼김'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한 웹툰 등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2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는 27만여 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총 콘텐츠와 누적 조회수가 높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채널이라고 해서 신상품을 홍보하고 먹방을 통해 맛을 평가하는 콘텐츠로 뻔한 기획이 아니라, MZ세대와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NS홈쇼핑도 MZ 세대를 위해 개국한 라이브방송 '띵라이브'가 톡톡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개국 이후 9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신장했다. TV홈쇼핑과 달리 띵라이브는 예능 스타일의 방송 진행으로 재미, 경험, 참여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취향을 겨냥하거나, 연출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지난달 '삼립호빵' 방송에서는 1500여 명이 몰리며 준비한 상품 1100세트가 5분 만에 매진됐다. NS홈쇼핑 관계자는 "MZ세대와의 소통이 중요해지면서 '땅라이브' 방송을 희망하는 협력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화점 업계도 공간의 변화를 주거나 MZ세대를 위한 다채로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이 주도해 기획한 공간인 '힙(Hip)화점'을 오는 17일 영등포점 1층에 선보인다. 힙화점은 밀레니얼 연령층에서도 자신만의 취향과 기준이 명확한 '크리에이터'를 타깃으로 공간과 콘텐츠가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슬로우스테디클럽의 원덕현 디렉터를 비롯해 생활공작소의 최종우 디렉터, 프로젝트렌트의 최원석 디렉터, 공원의 이건욱 디렉터 등이 참여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힙화점에서는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밀레니얼이 동경하는 크리에이터를 만나고, 그들과 영감을 나누는 프로그램인 ‘뮤즈의 작업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전개된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명품·디자이너 브랜드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입점 시켜 방문객수와 매출 모두 늘었다.
MZ 세대를 겨냥한 캐릭터와 상품 마케팅도 인기다. 11번가가 '하이트진로'와 진행한 캠핑 굿즈는 전제품이 평균 30초 만에 완판됐다. 빙그레의 SNS 홍보 캐릭터인 '빙그레하우스도' 인기에 힘입어 컨셉에 맞는 굿즈를 선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CU 말표·곰표 맥주 이미지. 사진/BGF리테일 제공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