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미국이 화웨이 기술·장비 퇴출 압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화웨이가 글로벌 기술 협력과 개방을 강조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의 보급에 정치적 요소가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라이언 딩 화웨이 이사회 임원 겸 캐리어 비즈니스 그룹 사장은 11일 열린 '2020 트러스트 테크 인 서밋'에서 "5G가 성장하는 중요한 순간에 불신이 증대돼 우려스럽다"며 "몇몇 국가들은 고립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딩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치적 이유로 이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은 기술 발전의 걸림돌"이라며 "정치는 기술 이슈에서 물러나 있어야 한다. 항상 개방된 자세로 협력을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언 딩 화웨이 이사회 임원 겸 캐리어 비즈니스 그룹 사장이 11일 열린 '2020 트러스트 테크 인 서밋'에서 기술 협력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중계 캡처
이날 열린 서밋에는 화웨이 관계자뿐 아니라 글로벌 전문가가 참석해 기술 개방성과 협력을 촉구했다. 특히 미국이 중심이 된 보호주의가 궁극적으로 기술 발전의 저해와 경제 둔화를 불러올 것이라 경고했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기술 보호주의는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도움이 된 역사가 없다"며 "개방성이 중요한 시대에서 (기술 개방과 관련해서) 중국·화웨이가 미국을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보안을 이유로 위협 대상으로 삼는 틱톡(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알리바바(이커머스) 등이 실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서비스를 막으면 안 된다고도 언급했다. 이안 골딘 옥스포드대 교수, 진 케유 런던정경대 교수 등도 세계화와 개방형 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는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의 압박을 지속해서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화웨이가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지난 6월 FCC의 이러한 결정에 화웨이, 중싱통신(ZTE) 등이 재고해달라 요청했지만 FCC가 진정을 기각했다. 아울러 화웨이와 ZTE에 미국 내 네트워크 장비 철거를 명령했다. 이에 앞서 미국 의회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5G 기술을 쓰면 미군 파견을 재검토하겠다는 조항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해 우려를 낳고 있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11일 열린 '2020 트러스트 테크 인 서밋'에서 경제성장과 기술협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중계 캡처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