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24일 전국 학교 돌봄·급식 종사자들이 총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등을 지적하며 차별 해소를 요구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원까지 문을 닫은 상황에서 돌봄 공백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수도권의 유·초·중·고교가 등교중지에 들어간 1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빛유치원 돌봄 교실에서 아이들이 놀이학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학비연대는 경남 창원시 경남교육청에서 2차 돌봄 파업 및 전 직종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계획을 발표했다.
학비연대는 “정규직 공무원들은 내년 연평균 임금 인상 총액이 100만원을 웃돌지만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은 기본급 0.9% 인상에 근속 임금 자동인상분을 더해도 연 60여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차별 확대에 굴복할 수 없고,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4일 총파업은 돌봄 파업과 동시에 진행한다. 교육감이 직접 나서 학교 돌봄 개선에 임하고 정규직 인상 수준의 임금 총액 인상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학비연대는 지난달 6일 하루 전국 17개 시·도에서 돌봄전담사 총파업을 강행한 바 있다. 지난 8~9일에도 파업을 예고했다가 교육부로부터 돌봄 전담사 처우 개선 대책 마련 등을 약속받고서 파업을 유보했다. 서울 학교 급식 조리사들도 지난달 19~20일 이틀간 파업을 벌였다.
노조의 잦은 파업에 학부모·교직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맘카페와 SNS에는 골봄 공백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돌봄 파업을 막아달라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맞벌이로 아이를 돌봄교실에 하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지난번 파업 때는 아이 친구 엄마가 아이를 봐주셨다”며 “이번엔 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들이 파업을 통해 이루려는 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돌봄이 맞벌이 자녀를 위한 제도인데, 계속되는 파업으로 기능이 무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우리 학교, 우리 아이들을 시도 때도 없는 떼쓰기 파업으로부터 지켜주세요’라는 청원 글도 올라왔다. 학비연대가 파업을 예고했던 지난 8일 올라온 이 청원글은 15일 오후 4시 현재 1만7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자신을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학교 현장은 지금 공무직을 위시한 노조 세력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고, 시도 때도 없는 파업으로 인해 교육이 마비될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돌봄 전담사 뿐 아니라 급식 조리사들도 때만 되면 파업을 한다. 아이들이 파업 시즌만 되면 빵과 우유로 점심을 떼우는 게 일상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파업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이지만 항상 파업의 슬로건으로 ‘아이들’을 외치는 이들이 코로나19로 매우 위중한 이 시기에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은 매번 내팽개치며 파업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이 생계를 위해 손에 쥐고 있어야 할 인질이냐”고 반문하며 “더 이상 이들의 장단에 맞춰 항상 파업을 용인하고 묵과해선 안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진행된 1차 돌봄 파업 당시에는 전체 돌봄전담사 1만1859명 중 4902명(41%)이 참가해 돌봄교실 1만2221실 중 4231실이 운영되지 못했다. 이번 24일 총파업에는 돌봄전담사뿐만 아니라 급식조리사·영양사, 사서 등 교육공무직이 모두 참여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