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체질개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자율운항 솔루션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한편 유사부서를 통합하는 과감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내에서 자율운항 솔루션과 항해보조 시스템을 개발하는 조직을 분리해 '아비커스(Avikus)'를 설립했다.
아비커스는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며 자본금 8억원, 자산 60억원으로 출발한다. 자율운항 선박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스마트 선박 기술 고도화는 물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항해지원시스템(HiNAS) 실행 화면.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4월 SK해운의 25만톤급 벌크선에 항해지원시스템인 하이나스(HiNAS)를 적용했다. 인공지능(AI)이 선박 카메라를 분석해 주변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 충돌위험을 감지하고 항해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야간이나 해무(바다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도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장애물 위치와 속도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Acute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8%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155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비커스 설립 결정은 자율운행 선박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그룹 체질개선을 위한 과감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부를 조선해양사업부로 통합하고 전체 부서의 20%를 축소키로 했다.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16일 산업설비 사업을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신설회사 '현대인프라솔루션(가칭)'으로 설립하기로 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004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산업설비 사업을 이관받아 조선소 크레인, 항만 크레인 등을 제작하고 있다. 산업설비 사업을 떼놓고 그룹의 주력 사업인 조선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은 그간 투자나 영업력이 조선 사업 부문에 집중돼 있었다"며 "산업설비 부문을 물적분할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