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주요 유통 기업들은 온·오프라인 통합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동종·이종 업계 간 합종연횡을 통해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는 7월 통합 법인 출범을 앞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온·오프라인 역량 통합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유통 업계 대표적인 흐름 중 하나로 꼽힌다.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국내 유통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이번 합병으로 GS홈쇼핑은 GS리테일의 전국적인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이용해 경쟁력을 높이고, GS리테일은 온라인 커머스에 강한 홈쇼핑을 통해 성장 돌파구를 모색할 전망이다.
11번가를 보유한 SK텔레콤과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의 합종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양사가 공동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아마존 입점 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을 개척할 수도 있다. SK텔레콤과 11번가는 2014년부터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철수했다. 그러나 양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 서비스, 콘텐츠 사업 등의 강점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동남아 실패 경험을 극복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쇼핑 채널도 확대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픽업 장소로 삼거나 온라인 배송을 위한 전진 기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롯데가 운영하는 통합쇼핑몰 롯데온은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찾아가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포장 자동화 시설이 있는 '세미다크 스토어'를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이마트와 SSG닷컴의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을 통해 상품 판로를 확대하고, PP센터 구축을 통해 물류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통합을 통해 빅데이터와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한 유통 대기업들은 이를 분석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은 기존 오프라인 기반 계열사 7개 고객 데이터 등을 통합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데이터 거버넌스 TF를 출범시켰다. 신세계는 최근 SSG닷컴에 데이터·인프라 본부를 신설하고, 인공지능(AI) 전문가이자 컴퓨터공학과 박사 출신인 장유성 전무를 임명했다.
국내 이종 업계 간 동맹은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제휴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물류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인프라를 통해 배송 경쟁력을 갖추면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큰 변화를 겪으면서 유통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동종·이종 업종 간 다양한 결합으로 올해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산한 모습인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