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가 최근 이동통신 3사의 5세대 이동통신(5G) 및 롱텀에볼루션(LTE) 중저가 요금제 출시로 알뜰폰의 시장 퇴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우려의 현실화를 막기 위해 신규 상품에 대한 도매제공 기본원칙이 정립돼야 한다는 게 알뜰폰 업계의 입장이다.
협회는 6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보도된 SK텔레콤의 5G·LTE 언택트(온라인) 요금제를 통한 통신비 인하 노력은 환영하지만, 해당 요금제는 알뜰폰 사업자의 시장 퇴출을 초래할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알뜰폰이 SKT에 지급하는 도매제공대가가 언택트 요금의 89%, 96%인 상품이 각 1개씩이고, 나머지 1종류는 현재 도매제공이 안 되는 상품"이라며 "언택트 상품이 출시될 경우 알뜰폰은 5G 시장 퇴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도매대가란 통신사 망을 임대한 알뜰폰이 내는 사용료를 의미한다.
지난해 10월 서울 서대문역 인근에서 열린 '알뜰폰 스퀘어 개소식'. 사진 왼쪽부터 양원용 KB국민은행 알뜰폰사업단장,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사진/과기정통부
협회에 따르면 SKT의 5G 9GB 상품은 월 3만8500원인데 알뜰폰 도매대가는 이의 89%인 3만4100원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월 5만3000원인 200GB 상품 역시 알뜰폰 도매대가가 5만1000원으로 SKT 상품의 96% 수준이다. 협회는 "도매대가가 SKT 요금의 80% 이상이면 알뜰폰이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적정 요금격차(약 20% 추정) 유지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운영비 보전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LTE 요금제의 경우 언택트 상품 3종 모두 도매제공 여부가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뜰폰 업계는 신규 상품에 대한 도매제공 기본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언택트 상품에 대한 조속한 도매제공과 도매제공대가 조정이 없을 경우, 알뜰폰은 5G 시장에 진입도 못할 뿐 아니라 LTE의 경우 기존 가입자 이탈이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온라인 자급제폰 구매 및 알뜰폰 요금제 매칭 같은 실속파 통신 소비자의 증가 등으로 알뜰폰 재도약이 시작된 상황"이라며 "SKT의 언택트 요금제는 이러한 알뜰폰 성장에 제동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전했다.
또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요금 인하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법이 소비자 선택권 확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알뜰폰 사업자도 언택트 요금제와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소비자 선택권을 확장하고, 통신비를 더욱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요금제 도입 시 알뜰폰 사업자 경쟁력을 고려해 조속한 도매제공과 적절한 도매대가 수준 적용 등 기본원칙을 정립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