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가 8일부터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영업금지 조치를 제한적으로 해제하기로 했지만 카페나 코인노래방 같은 타 업종에선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영업 제한 기간이 한 달을 넘어가면서 K방역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8일부터 영업금지 조치를 내렸던 모든 실내체육시설에 동시간대 사용 인원을 9명으로 제한하는 조건부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용 대상을 아동과 청소년으로 제한하면서 교습 목적으로만 한정해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중랑구에서 헬스장을 운영 중인 A씨는 “트레이너들에게 개인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받는 손님 대부분은 성인인 데다가 아동과 청소년만 허용이라면 헬스장엔 크게 달라질게 없어 보인다”면서 “이번 정부 지침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며 의문을 나타냈다.
헬스장 업주들은 이미 정부 지침에 정면 대응하는 집단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손님 없이 업주 혼자 헬스장 불을 켠 채 음악까지 틀고 있는가 하면, 일부 업주들은 아예 방역 지침을 어기고 손님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노래방 업주들은 공식적으로 18일부터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을 따르지 않고 영업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수개월간 이어져 온 매출 제로 상황에서 고정비만 지속적으로 나가다 보니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정부 발표에서 제외된 카페 업종은 여전히 매장 취식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카페는 죽었다’라고 적힌 문구를 들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 관계자는 “일단 목소리가 크면 요구 조건을 다 들어주는 것 같다”면서 “저희 의견이 관철될 때까지 전국 카페 사장님들을 모아 정부에 항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처럼 정부의 방역 지침에 정면으로 불복하겠다는 목소리가 많아지자 정부도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종료되는 18일부터는 헬스장과 노래연습장, 학원 등에 대해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집합금지를 해제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처음 정했던 방역지침을 그대로 지켰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과 형평성에 대한 논란은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K방역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만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역 체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 매장 내 취식 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