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급등세를 탄 데 이어 벌크선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해운업계 전체가 미소를 짓고 있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5일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1754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9.2% 상승했다. 지난달 말보다는 28.4% 올랐다. 벌크선은 곡물, 철광석, 석탄 등을 수송하는 화물선이다. BDI 지수는 런던 발틱 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벌크선 대표 운임지수로 1000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정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해운 경기가 호황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초 BDI 지수는 1000 아래에서 시작해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었던 5월 중순에는 39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6월부터 다시 회복세를 타면서 2000 가까이 올랐다가 연말을 기점으로 다시 1000포인트 초반대로 내려갔다. 올해 들어서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 13일에는 1856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18톤(t)급 이상 대형 벌크선 운임지수인 BCI는 더욱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BCI는 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16개 항로 운임지수를 말한다. 지난 15일 BCI 지수는 2893로, 이달 들어 200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13일에는 3194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BCI 운임지수는 지난해 2, 3, 5월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최악의 시기를 보내다가 12월 말부터 2000대를 돌파하며 회복세를 타고 있다.
국내 벌크선사 1위인 팬오션 선박. 사진/팬오션
컨테이너선 운임이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급등한 가운데 벌크선은 오름세가 더딘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신흥국 경기가 회복하면서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정부가 겨울 전력난을 예방하기 위해 석탄 수입쿼터제를 해제했고 일본과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철광석 수입이 증가하면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이 때문에 1분기는 해운업계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운임이 급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올해 벌크선 운임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나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벌크선 공급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나는 반면 물동량은 3.8%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해운사들이 경기가 좋지 않아 최근 몇 년간 새 선박을 발주하지 않으면서 공급이 크게 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또한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가 선복량 증가율을 웃돌면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해운업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도 올해 해운업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다. 다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중국의 석탄 수입이 감소하고,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와 브라질에 폭우 등 급격한 기후 변화가 생기면 단기적으로는 운임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