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판매 700만대선이 무너지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양사는 올해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및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와 기아는 올해 판매목표를 각각 416만대, 292만2000대로 설정했다. 양사를 합치면 708만2000대 규모이며, 전년 대비 11.5% 증가한 수치다. 현대·기아는 2015년 801만5745대로 800만대를 넘는 합산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2016년 788만266대, 2017년 725만1013대로 감소했다. 2018년 739만8975대로 반등했지만 2019년 719만3337대, 2020년에는 635만851대로 크게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판매 부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해외실적 감소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내수에서는 6%대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해외에서는 295만5660대, 205만4937대로 전년 대비 각각 19.8%, 8.7%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체 실적도 현대차 374만3514대, 기아 260만7337대로 15.4%, 5.9% 감소했다.
양사는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안정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도 조금씩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내수 목표는 전년보다 5.9%, 3.1% 하락한74만1500대, 53만5000대로 잡았다. 반면 해외 목표는 15.7%, 16.2% 증가한 341만8500대, 238만7000대로 설정했다.
이동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지역분석실장은 최근 ‘2021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발표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지만 올해 글로벌 전체 시장은 대기수요로 인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의 경우에는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신차 효과 등으로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면서 “올해는 지난해 판매 증가 요인이 소멸되거나 약화되면서 7%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워 올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던 제네시스의 중국 및 유럽 진출도 추진한다. 제네시스의 경우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SUV 라인업 부재가 GV70, GV80의 출시로 해소되면서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최근 공개된 현대차 아이오닉5 티저 이미지.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 대전환이 이뤄지는 해가 되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친환경, 미래기술, 사업경쟁력 영역에서 성과를 가시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가 올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최근 몇년간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현대차그룹의 신차 라인업이나 전동화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는 점도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기아가 E-GMP 기반의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라면서 “현대차 브랜드가 선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기아가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