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관계자들이 이송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보건산업 수출액이 관련된 지표 기록도 줄줄이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한 수출 주력품목인 바이오의약품 성장세 속 의약품이 처음으로 화장품을 밀어내고 수출 최대 품목으로 자리 잡았고, 진단품목의 폭발적 성장세에 힘입어 의료기기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산업 전체 수출액은 219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9.8% 증가했다. 예년 증가율이 한 자릿수 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연초부터 이어진 방역·진단물품과 바이오의약품 수출 호조가 이끈 결과다.
특히 12월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역대급 실적의 마침표를 찍었다. 전년 동월 대비 71.3% 증가한 25억430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올 들어 세 번째 역대 월간 최대액을 갈아치웠다. 의약품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26.8% 증가한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간 수출액 10억달러(11억4100만달러)를 돌파했다. 더불어 16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또 자가면역질환제 중심의 면역물품(바이오의약품)은 처음으로 기초화장용제품류를 밀어내고 수출 최상위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면역품의 수출액은 6억8400만달러로 전체 보건산업 수출의 26.9%의 비중을 차지했다. 기존 1위였던 기초화장용제품류(3억1800만달러)를 크게 따돌린 격차다. 진단용시약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209.5%라는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의약품 수출 비중 증가는 연간 실적에서도 두드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51억8400만달러로 65만4800만달러의 화장품에 주력품목 지위를 내줬지만, 올해 24.6% 증가한 86억3400만달러를 기록하며 75억7500만달러(전년비 15.9% 증가)에 그친 화장품을 앞질렀다. 2019년 39억6000만달러의 수출실적으로 격차가 컸던 의료기기 역시 16.5%의 준수한 수출액 증가율을 보이며 처음으로 50억달러를 돌파(57억2200만달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보건산업 수출액 최대치 기록은 일찌감치 예견된 결과였다. 1분기 말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국산 진단용 시약 수요가 당초 단기성과에 그칠 전망을 깨고 지속돼왔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 코로나19 사태로 불붙은 수요가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연말까지 이어진 탓이다.
특히 겨울철 독감 시즌 도래로 인한 독감과 코로나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는 수요 증가를 부채질했다. 여기에 의약품과 화장품의 꾸준한 수출액 증가까지 더해지며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30%의 수출액 증가를 기록했다. 하반기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52.1%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종식을 기대했던 코로나의 장기적 토착화가 기정사실화 되며 진단용시약의 진출 국가 확대는 물론, 바이오의약품 역시 생산시설 증대와 영역 확장 등을 통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지난해 수준은 아니라도 올해 역시 준수한 수출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