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한 달가량 남으면서 이들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자리가 임박했다. 두 행장이 임기간 주어진 과제 달성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경쟁 은행들이 현직 최고경영자(CEO) 재차 중용하고 있는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시장에선 이들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21일 임기를 시작한 지 행장과 2020년 3월24일 임기를 시작한 권 행장의 임기는 각각 오는 3월 셋째 주에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만료된다. 하나은행 관계자와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지주(086790)가 현재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데다
우리금융지주(316140)도 작년 2월12일 권 행장 발탁을 공식화한 상황에 비춰 조만간 임추위를 열고 연임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은행들도 임기가 끝나는 주총 전에 결정이 마무리되면 문제가 크게 없다는 반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정이 늦어지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금융지주 특성상 지배구조가 안정되면 계열사 CEO 선임에는 속도가 붙는다"면서 "하나금융의 경우 회장 선임과 함께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일단 은행 내외부에서는 두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 행장은 취임 첫해 통합은행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인 2조1565억원의 순이익 냈다. 올해 순이익은 2조101억원으로 기준금리 인하 탓에 전년대비 6.1% 감소했지만 주요 은행 중에는 국민은행(5.8%) 다음으로 낙폭이 적었다. 특히 중국통인 지 행장은 저조했던 해외법인 증대에 힘써, 중국자회사인 하나은행유한공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이미 전년 전체의 1.8배로 뛰었다.
권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로 사태로 어수선해진 조직안정에 공을 들였고, 이를 무난히 해결했다는 평가다. 작년 단독 후보 발탁 직후 기자와 만나 "직원들이 사기가 엉망이니 상호 신뢰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6년 만에 '증권운용부'를 부활시키며 자기자본 투자를 통한 순이익 증대 의지도 내비쳤다. 올해는 비용 절감을 제1과제로 삼으며 영업점을 공동영업체계로 묶는 같이그룹(Value Group)으로 개편했다.
통상 '2+1'년으로 주어졌던 은행장 임기가 4년으로 늘어난 분위기도 전망을 밝게 한다. 지난해 허인 국민은행장은 3연임이 결정되면서 1년 임기가 추가됐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연임 결정시 2년 임기가 보장돼 각각 4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코로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안정적인 조직 장악력이 필요한 데다 최근 빨라진 디지털 전환세에 맞춰 업무 연속성이 중요해진 탓이다. 금융당국도 중장기적 경영과 책임경영체제 확립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금융지주에 계열사 CEO의 임기를 2년 이상으로 주문하고 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사진 오른쪽)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한 달가량 남은 가운데 두 행장이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