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12일 "중국은 아시아 경제성장 동력이지만 저소득 국가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이날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SIA 21' 컨퍼런스 '아시아 저소득국가의 신흥공업국으로의 전환' 세션에 참석해 저소득 국가의 성장 전략에 관해 토론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시아 국가간에 균형있는 성장이 이뤄질 것인가를 놓고 봤을 때 중국의 노동집약적인 상품과 가격경쟁력은 다른 아시아 저소득 국가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이 아시아 성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 행장은 저소득 국가의 성장 예로서 한국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 74년에 대학을 입학했는데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GDP)가 북한보다 낮았다"면서 "지금 한국의 GDP는 당시보다 29배 성장했는데 정부의 지도력이 효율적이었고, 교육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사례를 아시아 국가들이 다 모방할 수는 없다"면서 "한국의 수출주도형 성장 이면에는 미국과 유럽의 견조한 성장이 도움이 됐는데 지금은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과 유럽이)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며 성급한 적용을 경계했다.
그는 또 "현재 저소득 국가의 자금조달 비용이 달라진 것도 문제"라면서 "금융기관이 디레버리지(차입축소)와 동시에 자기자본을 늘리려 하는 상황에서 저소득국가들은 자금조달이 더어려워 질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션에선 각 패널들이 저소득 국가가 신흥공업국에 진입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수출주도형 전략이나 내수수요 진작과 같은 문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민 은행장을 비롯해 민 주(Min Zhu)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자문역, 응우윈 반 빈 베트남 국립은행 부총재, 히로시 와타나베 일본 국제협력은행장, 기따 위르자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