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일명 ‘민식이법’이 시행 2년을 맞은 가운데 서울시가 어린이보호구역 CCTV를 늘리고 불법주정차 과태료를 인상에 맞춰 단속을 강화한다.
서울시는 2021년 서울시 어린이보호구역 종합대책을 2일 발표했다. 민식이법 시행 첫 해인 작년에 불법노상주차장 전면 폐지 등 어린이 교통사고의 원인 제거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교통사고 사각지대를 개선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민식이법의 핵심조항인 어린이보호구역 과속단속카메라 설치사업을 상반기 중 초등학교 606곳 전체에 100% 설치 완료할 예정이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완전 도입을 시행한 첫 사례다.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확대해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
민식이법 시행 이전인 2019년까지 전체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카메라는 86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484대에 이어 상반기 400대 설치를 완료해 약 1000대가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 전역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동시에 단속 시스템이 운영되면, 사실상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과속을 할 수 없다.
5월11일부터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으로 모든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 과태료가 승용차 기준 현 8만원에서 12만으로 일반도로 대비 3배까지 확대되고, 스쿨존 내 불법주정차 단속범위도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번 기회에 예외 없는 강력단속을 실시해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불법주정차 문화를 확실하게 바로잡을 계획이다. 개학철을 포함해 상시 시·구 합동단속반 250명이 집중단속하고 24시간 불법주정차 단속카메라도 올해 40대를 추가한다.
그동안 보도가 없어 차량이 오면 불안하게 길 가장자리로 차를 피해 걸어야 했던 생활권 이면도로를 아이들 보행안전을 최우선하는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서울형 스쿨존 532’ 프로젝트를 35곳에서 추진한다.
서울형 스쿨존 532란 제한속도 규정을 스쿨존 이면도로에 대해 20km/h까지 추가로 낮추고, 차량이 속도를 낼 수 없도록 주요 지점에 요철이 있는 블록과 색상과 무늬가 있는 깔끔한 디자인의 블록으로 포장하면서 중간 중간에 벤치 등을 둬 도로가 아닌 작은 공원길 느낌으로 불법주정차까지 막는다.
특히 서초구 사당역 주변에 위치한 이수초등학교 정문 우측방향 담장쪽에는 보도가 있음에도 폭이 1.0m보다 작고 방호울타리로 막혀 있다 보니 이용이 불편해서 아이들과 주민들이 오히려 차도로 내려와 보행하여 위험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시는 이 길을 보도와 차도가 구분하지 않고 담장에 작은 전시장과 벤치를 설치하는 등 보행공간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금천구 시흥초, 송파구 잠전초, 구로구 성은어린이집, 강서구 가양초, 은평구 녹번초, 중랑구 신현초, 동작구 영화초, 성동구 경동초 등 사고가 있거나 위험이 있는 구간에도 현장상황에 맞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서울형 스쿨존 532를 통해 어린이보호차량 내 이면도로에서 운전자가 차량을 운행하기 어려워하게 되면 자연스레 도로 내 통행량이 감소하고 불법주정차도 같이 예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앞으로도 과속, 불법 주정차 등 어린이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요인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어린이 보호구역을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르신, 교통약자를 위한 보행 공간으로 조성해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통학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서초구 이수초등학교 앞에 설치되는 서울형 스쿨존 532 조감도.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