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포스코가 각종 고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아직 채굴을 시작하지도 않은 아르헨티나 리튬 호수의 예상 매출액을 홍보해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와 포스코지회, 포스코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최정우 회장, 장인화 사장, 남수희 포항제철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고발했다. 노조는 오는 10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노총 등과 함께 최 회장을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로도 고발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오는 12일 정기 주총을 여는데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최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임기를 채우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불만이 폭발한 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포스코 제철소 작업장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나면서다. 노조는 노후한 설비와 2인1조 작업과 같은 기본 수칙이 잘 지켜지기 어려운 구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후 회사의 안전 조치도 미흡해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지난 4일 고발장을 접수하며 "수십 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동안 그 누구도 구속 수사나 징역형을 받지 않은 포스코에 산업안전보건법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이라며 "검찰은 최 회장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최 회장 취임 후 2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주식 내부자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해 4월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의결했는데 최 회장과 임원들이 이 사실을 알고 미리 주식을 사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통상 자사주 매입이 결정된 회사의 주가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포스코 임원들에게 자사주를 1억원씩 매입할 것을 권유했고 자신도 주식을 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과 포스코 임원 50여명이 지난해 3월 12일부터 26일까지 산 포스코 주식은 1만6000주로, 당시 시세 기준 약 26억원에 달한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최 회장의 주식 매입은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3만300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업황 회복세까지 타면서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현 시세 기준 최 회장과 임원들은 80%에 달하는 이익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포스코가 지난 3일 아르헨티나 소금호수에 매장된 리튬의 누적 매출액이 3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더욱 큰 폭으로 뛰고 있다. 포스코는 리튬의 가격이 최근 오르면서 현재 시세인 톤당 1만1000달러를 적용하면 누적 매출액이 3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리튬의 경우 가격 변동 폭이 커 현재 시세를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고 있다. 포스코는 2023년부터 이 호수에서 리튬을 채굴할 계획인데 이때의 시세가 현재와 같을 것이라고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밖에 포스코에서 밝힌 '누적 매출액'의 기준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모호하다는 비판도 있다.
다만 논란이 있더라도 주총을 앞둔 상황에서의 주가 상승은 경영진에게 어쨌든 호재라는 시선도 있어 최 회장의 연임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