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시행과 관련해 "(남북관계가)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군사합의 폐기를 위협했다.
16일 김 부부장은 노동신문에서 개인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8일부터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연습의 성격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이며 실기동이 없이 규모와 내용을 대폭 축소한 컴퓨터 모의방식의 지휘소 훈련이라고 광고해대면서 우리의 유연한 판단과 이해를 바라고 있는 것 같은데 참으로 유치하고 철면피하며 어리석은 수작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했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그것이 뒤골방에서 몰래 진행되든 악성 전염병 때문에 볼품없이 연습 규모가 쫄아들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 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그럼에도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며 "3월의 봄 계절에 모두가 기대하는 따뜻한 훈풍이 아니라 스산한 살풍을 몰아오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남조선 당국의 동족대결의식과 적대행위가 이제는 치료불능 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런 상대와 마주앉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며 "전쟁연습과 대화, 적대와 협력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남북한 사이의 대화를 완전히 단절하고 남북군사합의도 폐기할 것이라는 위협도 덧붙였다. 그는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고,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교류협력 기구를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해당 조치는 이미 보고된 내용이라는 것이 김 부부장의 설명이다.
남북군사합의에 대해서도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며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 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시행과 관련해 남북군사합의 폐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호찌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