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구미 세살 여자아이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친모 석모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한 시점을 사라진 아이의 신생아 채혈 직전으로 특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아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씨의 혈액형과 김씨의 전 남편 홍모씨의 혈액형을 보면, 유전법칙상 사망한 아이의 혈액형이 나올 수 없다는 게 그 근거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의 혈액형은 B형(BB)·홍씨는 AB형으로 두 사람의 아이는 B형 또는 AB형이어야 합니다. 반면, 산부인과 기록상 김씨가 낳은 신생아 혈액형은 A형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바뀐 시점을 경찰이 너무 섣불리 특정해 언론에 밝힌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경찰은 지난 17일 석씨를 검찰로 넘기면서 사망한 아이의 혈액형이 김씨 부부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은 "친모가 아이를 바꿔치기 한 시점과 관련한 유익한 내용이 나왔다"는 모순된 말로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신생아 채혈 전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는 경찰 설명도 쉽게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한 산부인과 원장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통상 신생아실에는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고 CCTV도 설치돼 있기 때문에 아이를 바꿔치기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신생아 채혈이 반드시 출산 직후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3의 장소에서 아이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이 원장은 말했습니다.
경찰은 석씨가 아이를 바꾼 장소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시점만 특정하고 장소를 특정하지 못하면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석씨를 기소할 시점은 오는 4월5일쯤입니다.
경찰이 어떤 조사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뉴스토마토 최기철입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