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조선사들의 지난달 수주량이 6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세계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점유율 1위도 올해 내내 굳건히 지키고 있다.
6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3월 전 세계 발주량 520만CGT(133척) 중 한국의 수주량은 286만CGT(63척)로, 전년 동기 124만CGT보다 320% 증가했다. CGT는 선박 건조 시 작업량을 측정하는 단위다.
이는 전월 295만CGT보다 76% 증가한 수준이며, 월 기록으로는 2015년 6월 이후 6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세계 점유율은 55%를 차지하며 219만CGT(63척) 수주로 42%를 기록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 지난달 2%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던 일본은 독일에 자리를 내줬다.
특히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종과 대형선 수주에서 강점을 보였다. 국내 조선사들은 3월 발주된 초대형 유조선(VLCC) 14척 전부를 따냈고 1만2000TEU(6m짜리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52척 중 34척을 수주하며 65%를 점유했다.
3월 수주 성적이 오르면서 수주 잔량(일감)도 지난달보다 10% 늘어난 216만CGT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쟁국인 중국은 6% 증가했고 일본은 4%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중국과 일본은 모두 일감이 줄었으나 한국은 유일하게 13% 늘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특히 한국 조선사들은 세계 수주 잔량 순위 1~5위를 모두 독식했다. 삼성중공업 705만CGT에 이어 △현대중공업 534만CGT △대우조선해양 474만CGT △현대삼호중공업 430만CGT △현대미포조선 224만CGT 순이다.
1~2월에 이어 3월까지 수주 성적이 오르면서 한국 조선사들은 1분기 전체 수주량이 전년 동기 10배에 달하는 532만CGT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55만CGT에 그쳤다. 이는 호황기였던 2008년 1분기 646만CGT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조선사별로 살펴보면 1분기 한국조선해양은 55억달러(68척)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 149억달러의 37%를 달성했다. 수주량은 3개월 연속 전달보다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한번에 수주하며 51억달러(42척)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목표 78억달러의 65%를 벌써 채웠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달 초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VLCC 10척을 포함해 총 17억9000만달러(19척)을 수주했으며, 올해 목표 77억달러의 23%를 달성했다. 국내 조선 3사의 올 1분기 수주금액을 합하면 14조원에 이른다.
클락슨리서치가 올해 세계 선박 발주가 전년 대비 54.1% 많은 3150만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발주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선박 가격도 오름세를 타면서 조선사들은 수익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3월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130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수준을 회복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