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백신 맞았으니 100살까지 끄떡없겠다”, “주사를 놓았다고? 놓은 줄도 몰랐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일원에코센터에 설치된 강남구 1호 접종센터에선 주사에 아파하거나 인상을 찌푸린 어르신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부터 시작된 75세 이상 백신 접종에 맞춰 이날만 336명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강남구는 관내 75세 이상 2만8000여명 중 동의한 2만3000명에 대한 접종을 이날부터 진행한다.
권옥순 어르신이 15일 강남구 일원동 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한 달여 간의 준비를 마치고 모의훈련도 수차례 진행했으나 백신 접종을 맞고자 하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한 발 빨랐다. 당초 오전 9시부터 예정됐던 센터 개시는 오전 8시를 넘기며 하나 둘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배려해 8시30분부터 이뤄졌다.
체온 측정과 접수창구, 예진, 접종, 이상증상 대기 등의 과정은 서울 다른 센터와 대동소이했으나 서울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강남구답게 시설의 규모나 체계에 있어 단연 눈에 띄었다. 예진실 8개, 접종실 16개, 의사 5명, 간호사 16명 등은 두 개팀으로 돌려도 되는 수준이다.
1호 접종자인 최연환(신사동·여·84) 어르신과 아들 장동진(61) 씨도 시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 씨는 “간이시설 정도 생각했는데 시스템도 잘 돼 있고 다들 숙련된 모습이라 놀랐다”며 “입구에 휠체어도 넉넉하게 준비해 준 덕분에 편하게 이용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어르신도 “아프기는 뭘 아파”, “따끔하고 말던데 아무 걱정 안 한다”라며 안심했다.
개포동에서 온 권옥순(86·여) 어르신은 아예 집에서부터 외투 안에 주사맞기 편하게 반팔을 입고 왔다. 접종을 마치고 안내요원이 어떠시냐고 묻자 “아무렇지도 않다”, “나 건강하니 걱정말라”며 청년 못지 않은 건강을 자랑했다.
이날 맞은 백신은 화이자사가 만든 백신으로 총 2차례에 걸쳐 접종이 이뤄진다. 이날 접종한 어르신들의 경우 5월6일 2차 접종을 마치며 인증서가 함께 주어진다. 센터 측은 2차 접종까지 마치더라도 꼭 마스크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센터 개소에 맞춰 현장을 방문한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어르신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현장 곳곳을 둘러보며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눴다. 당초 60명으로 계획됐던 안내요원을 75명까지 늘려 어르신들 3~4명의 한 명꼴로 안내요원이 챙겼다. 자택·시설에서 편하게 이동 가능한 셔틀버스와 휠체어 등을 갖춰 어르신 이용에 대비했다.
정 구청장은 “백신 접종은 일상회복의 첫걸음으로 강남구민의 건강안전을 꼭 지키겠다”며 “압구정동에 2호 센터도 준비를 잘해 백신 접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15일 강남구 일원동 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은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