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농협카드의 인공지능(AI)챗봇 서비스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당초 2019년도에 서비스를 구현키로 했지만 담당자가 바뀌면서 수년째 사업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이달 서비스 구축을 맡을 외부 인력을 다시 모집하는 상황이라 올해도 서비스를 구현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농협카드가 지난 2019년 도입 예정이었던 AI챗봇 서비스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사진은 농협카드 본사. 사진/농협카드
15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카드가 AI기반 챗봇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전문계약직 채용에 돌입했다. IT 개발자가 아닌 챗봇 사업 전반을 담당할 현업 인력을 찾는다. 채용된 직원은 프로젝트 구축과 빅데이터 관리 및 사업 운영을 맡는다. AI챗봇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 고객상담 기능을 수행한다.
당초 농협카드는 2019년을 목표로 AI챗봇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었다. 삼성카드 출신이었던 이강현 전 카드디지털사업단장을 주축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과거 이 전 단장은 농협은행과 농협카드의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활용해 챗봇 기능을 선보이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농협은행 고객 데이터와 시너지를 바탕으로 상담 기능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던 이 전 단장이 2019년 퇴사하며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후 이명호 카드디지털사업단장이 취임해 다시 인력을 꾸려 사업을 준비 중이다. 외부 전문계약직 직원을 충원하면서 당초 계획이 상당 부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카드가 챗봇 서비스 도입이 늦어지는 사이 주요 카드사들은 서비스 고도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7년 AI챗봇 서비스 '버디'를 선보인 현대카드는 지난해 100만건가량의 고객 상담 데이터를 반영해 기능을 강화했다. 고객에게 제시하는 상담 키워드를 5배로 늘리고 개인 맞춤형 상담 기능을 갖췄다. 국민카드도 지난해 AI 챗봇 서비스 '큐디' 2.0버전을 새롭게 내놨다. 국민카드 역시 일문일답 형태도 상담 가능한 업무를 2000여개로 확대하고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했다. 신한·삼성·롯데·우리카드 등도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타카드사들이 AI챗봇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활용도를 키워가는 반면 농협카드는 아직 챗봇 서비스를 구현조차 하지 못하면서 고객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핀테크 간편결제 사용이 늘면서 카드사들은 모바일 기능 강화에 총력을 쏟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디지털 이용 증가에 발맞춰 챗봇을 비롯한 모바일 기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농협카드는 올해부터 AI챗봇 서비스 도입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2019년에 10년간 사용해온 카드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챗봇 서비스 도입이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렸다"며 "빠른 시일 내에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