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은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맞아 축포 발사 등 다양한 행사를 열며 축제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에 집중했다. 태양절 기념 대면행사 대부분을 예년 수준으로 재개하면서 코로나19 방역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이날 109번째 태양절을 맞아 김일성 주석의 업적과 일화들을 소개하고 김 주석을 회상하는 주민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태양절을 계기로 체제 결속을 다졌다. 또 평양 시내 곳곳에는 '위대한 수령', '영원한 주석' 등 생일 축하 간판과 기념 조형물을 설치했다.
북한은 코로나19로 대부분 취소하거나 축소했던 태양절 기념행사들을 상당 부분 정상화하며 코로나19 봉쇄와 경제난으로 침체한 사회 전반에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평양에서는 청년 학생들의 야회 및 축포 발사가 진행됐다. 전국 기관과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예술소조(동아리)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군중예술경연도 진행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수도 평양의 거리들이 명절 일색으로 단장되고 인민들의 환희와 기쁨이 넘쳐나고 있다"며 축제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중앙사진전람회가 열렸고, 중앙노동자예술선전대를 비롯한 근로단체 소속 예술단체들의 축하공연이 재개됐다. '만경대상체육경기'도 다시 열었고, 종전 당 창건일에 맞춰 10월 진행했던 '도 대항 군중체육대회'도 일정을 앞당겨 지난 6일 개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상 경우와 마찬가지로 김일성 주석을 칭송하는 기사 등이 게재되는 동향은 예년과 마찬가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태양절 기념 대면 행사 대부분을 예년 수준으로 재개한 것은 코로나19 방역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태양절을 통해 코로나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시대의 국가 발전 비전을 주민들에게 재현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내년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 110주년이 되기 때문에 일종의 전야제, 예행연습 차원에서 올해는 좀 더 축제 분위기를 냈다"며 "정치적으로 백두혈통의 정통성과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 시대의 리더십에 의한 당과 국가 발전을 재현시키겠다는 비전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진단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15일 태양절을 맞아 축포 발사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노동신문에 보도된 태양절 북한 풍경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