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중복청약하자"…개미들, CMA계좌 개설 러시

올 들어 400만 계좌 늘어…SKIET 공모주 청약 영향 분석

입력 : 2021-04-25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상장을 앞두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균등배정 영향으로 공모주 청약이 몰리는 데다 SKIET가 사실상 마지막 중복청약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으로 CMA가 2485만계좌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4일(2074만계좌) 대비 19.82%(411만계좌)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평균 분기별 117계좌가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달 말(2397만계좌)보단 3.67% 뛰었다. 반면 CMA 잔액은 지난 21일 56조503억원으로 올 초 58조5979억원보단 4.35%포인트 감소했다. 
 
CMA는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은행 보통예금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며 이체·결제 기능을 갖춘 금융상품이다. 특히 주식 거래를 비롯해 공모주 청약이나 각종 투자상품 가입까지 가능해 직접투자를 염두한 투자자들에게 관심받고 있다. 다만 CMA는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는 대신 은행 예금보다 금리가 높고 입출금이 자유롭다. 
 
CMA 계좌가 급증한 배경에는 공모주 청약 열풍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중복청약을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5월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그 이전 사실상 마지막 대어급 기업인 SKIET 청약을 염두에 둔 계좌 개설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SKIET는 이달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28일과 2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SKIET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7만8000원~10만5000원으로 공모가 밴드 기준으로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약 5조5577억원에서 7조4847억원 수준이다. 
 
이번 IPO를 통해 SKIET는 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 1조6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 수준의 자금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IPO 시장 흥행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번 SKIET의 경우 균등배정 방식 도입과 함께 중복청약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4월 IPO 시장은 또 다른 대어급 기업인 SKIET 등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며 "대어급 기업들의 연이은 등장은 IPO 시장 흥행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긍정적인 요인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균등배정 방식이 적용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경우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증권사별 경쟁률이 크게 차이 나면서 신규계좌 개설 대란이 일어났다"며 "균등배정 방식이 도입되면서 일반 청약자들의 투자 기회가 더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자들의 발품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Libs(배터리 분리막)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IET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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