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대부업체 5곳 중 1곳 추가·재대출 사실상 '중단'

금리 인하 앞두고 개점휴업 확산…소급적용 압박 부담

입력 : 2021-04-27 오후 3:23:05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대부업체들이 개점 휴업 상황에 직면했다.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영업이 어려워지자 대출 공급을 선제적으로 줄이면서다. 최고금리 인하 소급 적용에 동참하는 금융기권이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27일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신용대출금리를 공시한 23개 대부업체 가운데 5곳(유노스프레스티지·혜성·발란스·미래크레디트·티포스코퍼레이션대부)에서 추가·재대출 건수가 10건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대부업체 5곳 중 1곳이 기존 고객에 사실상 대출 제공을 중단한 셈이다.
 
신규 대출 건수가 10건 미만인 업체도 등장했다. 웰컴금융 계열 웰컴크레디라인대부는 1분기 동안 신규 고객에게 제공한 대출이 10건 미만이었다. 웰컴크레디라인대부는 2024년 폐업을 앞두고 자산을 줄이고 있다.
 
이미 업계 상위 업체인 산와머니와 조이크레디트 역시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도 2024년까지만 영업을 하기로 했다.
 
이처럼 주요 대부업체가 잔뜩 몸을 움츠린 것은 오는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로 영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재 거래되는 대부 계약 금리 상당수는 연 20% 이상이다. 대부업 대출의 경우 대손비용이 10% 이상인 데다 조달 비용, 중개 수수료, 판매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금리가 20%를 넘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최고금리 인하 소급 적용도 부담이다. 저축은행에 이어 카드사, 캐피탈 등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 기존 대출에도 금리 인하를 소급 적용키로 하면서 대부업권에도 동참 압박이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18년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4%로 인하된 당시 일부 대부업체도 성실 상환자에 한해 금리 인하를 소급적용 한 바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소급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당국과 논의가 이뤄진 다음 결정될 것"이라며 "2018년과 비교해 영업환경이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 8000여개에 달하는 소형 업체까지 최고금리 소급효를 일제히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선 이 같은 대부업 영업 중단 확산을 대비해 우수 프리미어리그 도입 방안을 꺼냈다. 우수 대부업체를 선정해 시중은행에서 자금 조달을 허용하고 중개 수수료를 인하해 대출원가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에선 이런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시중은행이 대부업체에 자금을 제공할 유인이 크지 않고 부정적인 평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이 대부업체에 자금 조달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선 시중은행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중은행이 프리미어리그 제도를 통해 대부업체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제공하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대부업체에 제공하는 대출에 대해 예대율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올 1분기 대형 대부업체 5곳 중 1곳에서 추가·재대출 건수가 10건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영업 중인 대부업체 간판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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