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상장날 대비 주가 13%↓…40달러대 간신히 지지

보호예수 물량도 부담 요인…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증명 '과제'

입력 : 2021-05-0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쿠팡이 미국 증시에 입성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며 상장된 만큼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향후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는 조언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쿠팡 주가는 전일 대비 2.63%포인트 하락한 42.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상장일인 지난달 11일 종가(49.25달러)보다 13.5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쿠팡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쿠팡은 지난 20일 전장보다 6.78%포인트 급락한 42.62를 기록한 데 이어, 이튿날인 21일엔 종가 기준 41.98달러로 상장 이후 최저치 기록하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쿠팡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서 제시한 공모희망가격 범위(32~34달러)보다 높은 35달러로 확정된 바 있다. 공모희망가격도 기존 27~30달러였으나 한차례 상향됐다. 
 
쿠팡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으며 상장됐으나 주가는 간신히 공모가를 웃도는 수준이어서 당분간 고평가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쿠팡의 락업(보호예수) 해제 예정 물량도 주가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뉴욕증시 락업은 통상 6개월이다. 쿠팡은 상장 이후 주가가 기준 가격 이상이면 보유주식을 팔 수 있는 예외조항을 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쿠팡이 제출한 상장보고서에는 주가가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공모가를 웃돌 경우 임직원들이 상장 6거래일째부터 주식 매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상장 12거래일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33% 높을 경우 대형 투자자들이 지분을 매도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진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진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쿠팡이 미 증시에 입성하면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해외시장 상장 포문을 연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현재 고평가된 기업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성공적으로 뉴욕증시에 입성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외국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쿠팡이 미 증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조달한 자금을 수익성 있는 투자 기회로 연결시킬 수 있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분간 쿠팡 주가는 고평가 논란과 차익실현 매물 등에 의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여받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수 있도록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이번 상장을 통해 쿠팡이 안은 과제"라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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