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3000을 돌파했다.
30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수는 3100.74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120.98포인트 올랐다. SCFI는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것으로, 한국 시간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새 지수를 발표한다. 이 지수는 2009년 처음 집계됐는데 3000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운임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한 전 노선에서 급등했다.
특히 미국 동쪽으로 가는 컨테이너선 운임이 크게 올랐다. 이번주 12미터 컨테이너 1개당 운임은 6419달러로, 전주보다 732달러 올랐다. LA와 롱비치항으로 대표되는 미국 서쪽 노선은 전주보다 56달러 오른 5023달러를 기록했다.
6m짜리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하는 유럽과 지중해 노선도 크게 올랐다. 유럽의 경우 전주보다 305달러 오른 4630달러를 기록했으며, 지중해는 259달러 오른 4705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
HMM(011200) 관계자는 "미국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동쪽 항구를 택하는 선박들이 많아지면서 미주 동안 운임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MM 선박에 컨테이너가 실리고 있다. 사진/HMM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한 SCFI는 지난 11월 처음으로 2000을 돌파한 뒤 꾸준히 고점을 유지 중이다. 올해 초 3000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4월 들어 2000대 중반까지 하락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경기 부양책과 수에즈 운하 좌초 사고가 겹쳐 물동량이 늘면서 운임이 최고점을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검역을 강화하고, 재택근무로 인력은 줄면서 입항이 이전보다 길어졌다. 이에 따라 인근 바다에 대기하는 선박이 늘면서 세계적으로 배가 부족한 상황이다. 아울러 한번 내린 컨테이너를 다시 회수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것도 컨테이너선 부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는 우리 수출기업의 배 공간 확보를 위해 임시 선박을 계속해서 투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가 계속되는 한 운임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