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몇 년간 높은 인기를 누렸던 소형 SUV가 올해 들어 부진이 늪에 빠졌다.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 준중형 SUV ‘투싼’ 등에 시장이 잠식된 점이 실적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소형 SUV 9종의 1~4월 판매량은 4만9405대로 전년동기(7만2397대) 대비 31.8% 감소했다. 소형 SUV 부문 판매 1위인
기아(000270) 셀토스는 올해 4월까지 누적 판매 1만4706대로 전년동기(1만8009대)보다 18.3% 줄었다. 셀토스는 2019년 7월 출시 이후 2020년 상반기까지 월평균 5000~6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올해는 3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르노삼성자동차 XM3(5537대),
쌍용차(003620) 티볼리(5056대),
현대차(005380) 코나(6131대)도 각각 53.5%, 16.2%, 51.3%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베뉴(4833대), 기아 니로(4635대), 한국지엠 트랙스(1370대)도 24.4%, 39.5%, 44.4%나 줄었다. 소형 SUV 주요 차종 중 지난해보다 증가세를 보인 모델은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6624대)가 유일하다.
셀토스 등 대부분의 소형 SUV 차종이 올해들어 판매가 전년대비 감소했다. 사진/기아
소형 SUV 분야는 2015년 티볼리가 흥행에 성공한 후 2016년 니로, 2017년 코나, 스토닉, 2019년 베뉴, 셀토스, 2020년 XM3,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연달아 출시되면서 라인업이 확대됐다. 하지만 올해 하락세를 보인 이유로는 우선 엔트리카 분야에서 경쟁하던 아반떼의 인기돌풍이 거론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XM3를 출시하면서 경쟁 모델로 아반떼를 지목한 바 있다.
아반떼는 지난해 3월 신형 모델이 출시된 후 2020년 8만7731대나 판매됐다. 올해도 4월까지 2만7552대로 전년보다 58.8% 증가한 판매량을 올리면서 엔트리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20일 출시된 기아 ‘더 뉴 K3’는 세련된 디자인 및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하면서 상품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준중형 세단 모델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소형 SUV 부진에는 아반떼의 판매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현대차
지난해 10월 말 출시된 신형 투싼은 11월 7490대, 12월 6947대가 팔렸다. 올해도 신차효과가 지속되면서 4월까지 2만2065대로 189.2% 급증한 실적을 올렸다. 또한 차박 열풍,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등으로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대형화 바람이 부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아의 중형 SUV 쏘렌토는 올해 4월까지 2만7010대를 판매해 59.1% 늘어난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 싼타페도 1만5464대로 0.2%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가 그동안 높은 인기를 구가한데다가 아반떼, 투싼이 디자인을 개선하면서 상품성이 향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차박에 용이한 넓은 공간을 갖춘 SUV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