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법 개정에 불연자재 선점 나선 건자재업계

"화재안전기준 강화 추세에 따라 불연·준불연 자재시장 확대 전망"
벽산·LG하우시스·경동원 등 물밑 기술경쟁 치열

입력 : 2021-05-23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건축물의 마감재·단열재의 화재 안전기준을 강화한 건축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건자재업체들이 불연·준불연자재 개발에 나서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관련 공장 증설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곳도 있다. 준불연이란, 불연재료에 준하는 건축재료나 구조부위의 화재 확대방지 능력을 가진 건축 재료를 뜻한다.
 
23일 건자재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23일부터 샌드위치패널과 복합외벽 마감재료에 대해 '실대형 성능시험'이 시행된다. 지난 3월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을 통해 입법예고된 사항이다. 기존에는 일부 샘플 시험을 통해 난연 성능을 평가해왔지만 올해 말부터는 성능평가시험이 보완되는 것이다. 이 법안에는 강판과 심재로 구성된 복합소재의 경우 각각의 심재도 준불연 성능이상을 확보해야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최근 잇따른 대형화재로 인한 인명사고가 일어나자 정부가 국내 건축물의 화재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방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기로 인한 대형화재 사망사고가 잦아지고 있어 연기가 덜 발생하는 자재를 사용하도록 하는 관련법이 강화되는 추세"라면서 "준불연재 및 불연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단열재에 들어가는 심재에는 그라스울이나 미네랄울 같은 무기물 단열재와 스티로폼, 우레탄폼이 들어가는 유기물 단열재가 있다. 무기물 단열재는 불연제품이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유기물 단열재는 준불연 및 난연을 포함한 개념으로, 무기물에 비하면 화재성능은 약하지만 단열기능이 좋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주로 중소업체들이 진출해있다.
 
그라스울과 미네랄울 생산기업은 KCC와 벽산(007210)이 유명하다. 현재 각각의 시장에서 KCC가 앞서 있으나 벽산이 적극적으로 추가증설에 나서고 있다. 벽산은 오는 7월 가동을 목표로 영동공장의 미네랄울 2호기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그라스울 14만톤, 미네랄울 6만톤까지 총 20만톤 규모의 무기단열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최근 업계 최초로 심재 준불연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유기단열재 가운데 단열과 화재 두 가지 성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이 특징이다. LG하우시스는 2013년 10월 국내 최초로 PF단열재 시장에 진출, 2018년과 2020년 각각 2호·3호 라인을 증설했고, 2022년 가동을 목표로 4호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경동나비엔(009450)의 모기업인 경동원은 우레탄 계열 단열재로는 최초로 실대형화재 시험에 합격했다. 회사 관계자는 "에너지제로하우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열과 화재성능이 관건"이라면서 "이를 위해 건축소재 및 마감재 업체들이 기술개발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벽산은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벽산 그라스울, 미네랄울 제품을 적용한 실대형화재 시험을 진행했다. 사진/벽산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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