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2000억원에 달하는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불완전 판매 혐의를 받는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항소심에서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벗지 못하고,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2억원의 벌금형도 추가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최수환)는 2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장모 전 센터장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장 전 센터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신증권 반포WM 최초로 부임한 센터장으로서 라임 펀드를 판매할 유인이 있었고 각 펀드 투자 비중 관련 담보대출 비중 등에 사실과 다른 점을 인식했음에도 이를 거짓 내용으로 알렸다고 본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자본시장법 178조 등은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 등을 위한 사회적 법익이므로 거짓 행위 등을 하면 바로 범죄가 성립하고, 그로 인한 투자자의 착오나 재산상의 손해 발생, 인과관계 존재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며 “470명 전원 피해자들의 손해에 대한 인과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 178조 1항은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를 하거나 중요사항의 기재를 누락해 타인의 오해를 불러일으켜 금전,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한 행위 등을 ‘사기적 부정거래’로 간주한다. 이를 위반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피해 투자자들은 재판이 끝난 뒤 장 전 센터장에 대한 형량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장 전 센터장과 마찬가지로 라임 펀드 사기 판매 등 혐의로 기소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본부장의 경우 징역 8년에 3억원 벌금형을 받은데 비해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임 전 본부장은 투자자들에게 480억원 상당의 라임 펀드를 판매했다.
장 전 센터장은 2017년 9월~2019년 7월 투자자 470여명을 상대로 2000억원 규모의 17개 펀드에 가입시키고,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재향군인회상조회 인수 과정에서 자금 융통을 도운 혐의 등을 받는다.
지난 1월 검찰은 장 전 센터장 판결에 따른 ‘양벌규정’을 적용해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법인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판매사에 펀드 ‘사기적 부정거래’ 및 ‘불완전 판매’에 대한 형사책임을 물어 기소한 첫 사례다.
대신증권이 장 전 센터장의 이번 항소심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다. 다만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법인은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장 전 센터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인정되면서 대신증권의 형사책임까지 인정될 경우에는 피해 투자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나 분쟁조정 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신증권 본사. 사진/대신증권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