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 백신' 예약 겨우 잡았는데…전산 오류로 헛걸음 속출

당일 접종 예약 첫날…백신물량 오류·과다인원 예약 차질
병원들, 일괄 취소 후 접종자 돌려보내…취소 처리 안돼 접종 불가되기도
네이버 앱에는 잔여 물량 뜨는데, 병원에선 "물량 없다"

입력 : 2021-05-28 오전 10:10:37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분명히 당일 접종 예약하고 왔는데..."
 
코로나19 잔여백신 예약 첫날인 지난 27일 직장인 A씨(39)는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으로 잔여 백신 예약을 잡고, 서울 동대문구의 병원을 방문했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백신 물량 보다 많은 인원이 예약되면서 접종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A씨는 직장 근무지인 마포구 일대에는 남아 있는 백신이 1건도 없었지만, 거주지 주변인 해당 병원에서 백신 수량이 9개 남아있는 것을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했다. 'OOO님, 잔여백신 당일 예약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메일도 받았고,  해당 병원에서도 "병원이 문 닫기 1시간 전까지 오면된다"는 확인까지 받았다. 
 
병원 측에서는 전산 오류로 인해 당일 접종이 불가능하니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다른 날에 백신을 맞아달라고 부탁했다. 네이버 모바일 앱에 해당 병원이 남은 백신 물량이 9개로 공지된 것은 맞지만, 30여명의 접속자들이 동시에 예약이 되면서 일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해당 병원에서는 "잔여 백신 물량보다 많은 인원이 모두 예약된 상황이라 일괄 취소 처리했지만, 질병관리청의 시스템 오류로 예약자들에게 취소 문자도 가지 않았다"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백신이 남는 다른 날에 최우선 적으로 처리를 해주겠다"고 설명했다. 병원 안내데스크 직원들은 그 사이에도 같은 내용의 전화 상담을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잔여백신 실시간 예약 시스템에 전산 오류가 발생하면서 당일 백신 접종 예약에 성공하고도 접종을 받지 못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실시간 당일 예약은 선착순으로 잔여 백신이 발생한 시점마다 진행되는데, 잔여 백신 물량 보다 많은 인원이 예약 처리가 되면서 병원에서 접종을 보류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같은 날 온라인상에서도 A씨와 비슷한 사례로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수십건 쏟아지고 있다. 다른 이는 "기껏 잔여 백신 새로고침 하면서 예약하고 갔는데 병원에선 오류라 하고, 예약한 건 취소 처리도 안되고 있다고 한다"며 "병원도 난감해하고 어디에 따져야 하나"고 했다. 다른 이는 "질병관리청과 겨우 통화했으나 특별한 답을 못 들었다"며 "잔여 백신 예약은 현재로선 다시 못 하게 됐다. 백신은 맞지도 못하고 예약했던 병원하고 해결해야 할 듯"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 '잔여백신 당일예탹 관련 Q&A'에 따르면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 접종기관 방문이 곤란해진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 전화하여 예약 취소를 요청하고, 예약 취소를 하지 않으면 그 대상자는 향후 네이버 및 카카오를 통한 당일예약이 불가능해진다.
 
또 다른 이는 "재빠르게 당일 접종 예약을 하고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았다. 병원 측에서도 시스템 문제 해결이 안 돼 매우 당황한 것 같았다. 온 사람들 모두 백신 못 맞고 나왔는데 이후 과정에서 패널티가 있을지 없을지도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앱을 통한 코로나19 잔여 백신 조회와 당일 접종 예약 서비스 첫날인 지난 27일 시민들이 잔여백신 앱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접종 예약에 성공한 후 병원을 찾았지만 전산 오류로 인해 접종을 하지 못한 사례들이 속출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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