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 점포수가 7년 만에 300개 밑으로 하락했다. 지주계열 및 대형 저축은행이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며 오프라인 점포를 선제적으로 줄인 탓이다.
4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79개 저축은행의 점포수는 297개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개 줄었다. 300선이 붕괴된 것은 2014년 이래로 처음이다.
지주계 및 대형 저축은행 위주로 점포수가 축소됐다. 신한·하나·IBK·OK·웰컴·페퍼·상상인·스마트저축은행 등 8곳에서 각각 1곳씩 줄었다. 반면 JT친애·KB·키움저축은행에서는 1곳씩 늘었다.
지주계 저축은행들은 인근 점포 간 흡수 통합하는 방식으로 영업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지난 1월 일산 지점의 영업을 종료하고 여의도 지점으로 통합했다. 하나저축은행은 경영 합리와 차원에서 3월말 구로디지털 점포를 폐점하고 선릉 지점에서 고객을 관리하기로 했다. IBK저축은행도 1월 마산 지점을 닫고 부산 영업점으로 업무를 인수받았다.
대형 저축은행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부산 중앙역 지점을 폐점하고 서민 지점으로 통합시켰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 군산 지점 영업을 중단하고 전주 지점과 합쳤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올 3월말 수원 지점 영업을 종료하고 분당 본점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저축은행들이 점포 축소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줄여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신한, 하나, 웰컴저축은행 등 다수 업체는 자체 전산망을 가진 업체로 모바일 앱 투자를 강화하며 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디지털 기반 중금리 대출 활성화한 결과 최근 여신 잔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온라인 햇살론 등 24시간 모바일 대출이 가능한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기반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를 재개발해 비대면 영업에 주력 중이다.
웰컴저축은행도 모바일 역량을 강화하면서 1분기 총여신이 3조94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7% 증가했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모바일뱅킹에 공들이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월에는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 3.0을 선보이며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비상금대출, 자동차담보대출 등을 내놨다. 오는 8월에는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 모바일 역량을 한층 더 제고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점차 영업점에 방문하는 고객이 줄고 모바일로 접근하는 금융 환경이 자연스럽게 반영되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점포수가 7년 만에 300개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점포 간판.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