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SKC(011790)가 일본 벤처회사와 협력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친환경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당장은 폐플라스틱에서 중질유 등 열분해유를 추출해 보일러에 사용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제를 통해 플라스틱 원료를 만든다는 목표다.
SKC는 일본 '칸쿄에네르기(환경에너지)'와 화상미팅을 통해 폐플라스틱 열분해 상업화 기술 개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술 공동소유 및 독점실시권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SKC는 기존 기술보다 앞선 칸쿄에네르기사의 기술력에 투자사 SK피아이씨글로벌의 화학사업 노하우를 더해 올해 파일럿 설비를 설치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상업화 기술을 확보한다. 2023년 상업가동이 목표다. SKC는 지난해 12월 울산시와 폐플라스틱 자원화 MOU를 맺고 사업 진출을 모색해왔다.
현재 전세계 플라스틱 연간사용량 3억5000만톤 중 재활용률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 소각·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세계 최초로 친환경 생분해 PLA 필름을 상업화한 SKC는 지난 2018년 중국 폐기물 수입 금지 이후 해결 방안을 모색해왔다. 2019년에는 바스프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 'AEPW(Alliance to End Plastic Waste)'에 국내 최초로 가입하고 관련 기술을 검토해왔다.
이완재 SKC사장(왼쪽)과 일본 칸쿄에네르기 노다 슈지 사장은 8일 화상 미팅을 통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친환경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SKC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은 폐비닐 등 플라스틱 재활용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다. 현재 재활용은 단일 소재 중심이라 여러 소재가 섞인 플라스틱의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 종류와 색에 따라 분류도 해야 한다. 열분해 기술을 사용하면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도 구분없이 재활용할 수 있다. 열을 가해 열분해유를 추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재활용 수준이 올라간다.
다만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은 아직 전세계적으로 초기 단계다. SKC는 세계 첫 친환경 HPPO공법 상업화에 성공한 SK피아이씨글로벌의 역량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국내 최초 대규모 상업화에 도전한다. 특히 일본 칸쿄에네르기의 열분해 기술은 다른 열분해 기술보다 생산성이 높고 설비 가동률도 높아 상업화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SKC와 SK피아이씨글로벌은 칸쿄에네르기사와 함께 SK피아이씨글로벌 울산공장에 파일럿 설비를 구축한다. 오는 2022년까지 국내 폐비닐에 최적화한 상업화 기술을 확보하고,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울산공장에 상업화 설비를 구축한다. 이후 신설 공장에선 비닐 등 폐플라스틱 5만톤 이상을 투입해 3만5000톤 이상의 열분해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선은 SK피아이씨글로벌 울산공장 보일러 연료로 사용하지만, 향후엔 불순물 제거 수준을 높여 고부가 플라스틱 원료로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폐플라스틱으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순환경제가 이뤄지게 된다. 특히 상업 가동 이후, 합작 파트너인 쿠웨이트 PIC와 협력해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SKC 관계자는 "모빌리티, 반도체와 함께 친환경 소재사업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라며 "파트너사와 함께 지금까지 처리가 곤란했던 폐플라스틱을 대량으로 재활용하는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고 환경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