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나무로 만든 위성이 오는 11월 지구 궤도에 올려져 지구 주변을 돌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오는 11월에 발사할 채비를 하고 있는 이 위성은 가로·세로·높이가 각 10센티미터(㎝), 무게 1킬로그램(㎏)의 큐브샛(초소형 인공위성)으로 '위사(WISA)'라는 특수 합판으로 덮여있다. 겉을 싸고 있는 재질 중 나무가 아닌 것은 위성을 지구 궤도에 배치할 때 이용할 알루미늄 레일뿐이다.
정식 명칭은 '위사 우드샛(WISA Woodsat)'로 교육 및 훈련용 큐브샛 복제품을 만들어온 핀란드 기업 악틱 애스트러노틱스(Arctic Astronautics)가 준비 중이다. 우주 환경에서 합판 성능과 내구성 등을 시험해 위성 임무에 적합한지 평가한다.
앞서 악틱 애스트러노틱스는 2017년에 나무로 만든 큐브샛을 기상 기구에 실어 띄워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우주와 대기 경계인 100킬로미터(㎞) 상공의 카르만 라인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 나무 위성은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실려 지구 500~600㎞ 상공의 남북극을 지나는 극궤도에 배치될 예정이다. 위성에는 두 대의 카메라가 장착되는데, 한 대는 금속 막대로 된 셀피 연결장치 끝에 달려 합판 표면의 색깔이나 균열 등 우주 환경에서의 변화를 촬영하게 된다.
회사 측은 합판과 관련해 "주요 소재는 자작나무로 일반 매장에서 구할 수 있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다"며 "다만 우주에서 사용하기엔 습기가 많아 열진공실에 넣어 건조 과정을 거치고 얇은 산화알루미늄층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산화알루미늄은 전자부품을 보호하는 데 이용되는 화합물이다. 우주 환경에서 목재로부터 가스가 나오는 것을 예방하고 지구 대기 가장자리에 있는 부식성 산소 원자에 합판 표면이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작용도 한다.
우드샛은 9개의 작은 태양전지로 동력을 얻는다. 아마추어 무선 장비를 탑재하고 있어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무선 신호나 이미지를 전송할 수도 있다. 3D 프린트로 만든 전도성 플라스틱 물질을 사용하는 실험도 병행한다. 우주에서 3D 프린팅으로 전기나 데이터 케이블을 직접 만들어 이용하는 길을 열어놓을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무로 만든 위성인 위사 우드샛(WISA Woodsat). 사진/위사플라이우드 홈페이지 캡처.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