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 이를 계기로 로봇공학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본계약 체결 이후 인수절차를 모두 마치고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거래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가치는 약 11억달러(약 1조2500억원)로 평가됐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과 로봇 산업의 미래 및 트렌드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이번 인수로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이 20%를 보유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글로비스(086280)·정 회장이 공동으로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최종 지분율은 80% 중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 회장 20%로 구성됐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사진/현대차그룹
로봇 시장은 서비스, 인명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수요와 센서, 모터 등의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으며, 향후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발전과 함께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신사업을 통해 인류를 위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1992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사내 벤처로 시작, 현재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보행), 로봇팔, 비전(인지·판단) 등의 기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 사진/현대차그룹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제조·물류·건설 분야에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할 예정이다. 로봇 부품 제조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글로벌 판매·서비스 및 제품군 확장도 지원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수소전기차 넥쏘 등 현대차그룹의 차량 및 웨어러블 로보틱스와 스팟을 비롯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이 등장하는 로보틱스 비전 영상을 온라인 채널에 공개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