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미국 전직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들의 평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위 4등에 오르며 거의 꼴찌급에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비영리채널 C-SPAN이 역사학자와 교수 등 전문가 1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전직 대통령 평가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12점으로 44명 중 41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퇴임해 처음으로 순위에 포함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뒷 순위로는 남북 간 갈등을 고조시킨 프랭클린 피어스, 첫 탄핵 대상이 된 앤드루 존슨, 남북전쟁을 막지 못한 제임스 뷰캐넌 셋뿐이었다.
평가는 10가지 항목으로 진행됐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도덕적 권위'와 '행정 능력'에서 꼴찌였다. '국제관계'도 43위였다. '대중 설득'과 '경제 관리'는 각각 32위와 34위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탄핵재판을 두 차례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악의 대통령은 면했지만 31일간만 대통령을 한 윌리엄 해리슨(40위)보다 뒤쳐졌다"고 꼬집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번 조사에서 12등이었다가 이번에 10위(664점)로 올라섰다.
1위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897점)이었다. ‘위기대응 리더십’과 ‘어젠다 설정’, ‘정의 추구’, ‘도덕적 권위‘, ‘행정 능력’ 등 10개 중 7개 항목에서 1위였다. 조사는 2000년부터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 차례씩 총 네 차례 진행됐는데 링컨 전 대통령은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각각 2위와 3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4위, 5위였다. 해리 트루먼·토머스 제퍼슨·존 F. 케네디·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순서대로 6∼9위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1위에 올랐다.
조사를 주도한 C-SPAN의 레이철 카츠는 "이건 과학적 조사가 아니다. 10가지 평가항목은 그대로지만 순위는 바뀐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퇴임하고 전체적 평가를 받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행정부 임기가 끝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조사를 실시, 역사학자들이 행정부 임기 직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